CJ헬로비전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5라운드가 열린 1일 일본 미에현 스즈카시의 스즈카인터내셔널서킷에서 슈퍼6000클래스의 경주차들이 출발선을 나서고 있다.   /슈퍼레이스  제공
CJ헬로비전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5라운드가 열린 1일 일본 미에현 스즈카시의 스즈카인터내셔널서킷에서 슈퍼6000클래스의 경주차들이 출발선을 나서고 있다. /슈퍼레이스 제공
일본 중부 나고야에서 남서쪽으로 차를 타고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작은 도시 스즈카. ‘일본 모터스포츠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자동차 경주장 스즈카인터내셔널서킷의 출발선에 한국의 레이싱카 20대가 섰다. ‘우엥’ 하는 굉음이 서킷을 흔들며 힘차게 레이스를 시작했다.

한국 모터스포츠가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질주를 시작했다. 한국 최고 권위의 모터스포츠 대회인 ‘CJ헬로비전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5라운드가 1일 일본 미에현 스즈카의 스즈카인터내셔널서킷에서 열렸다. 지은 지 51년 된 스즈카서킷은 포뮬러원(F1)을 개최하는 경기장이자 일본의 주요 자동차 경주가 열리는 일본 모터스포츠의 성지다. 이런 의미 있는 곳에서 한국의 슈퍼레이스가 열린 것.

한국은 배기량 6200㏄, 436마력의 ‘괴물차’ 스톡카 레이스인 슈퍼6000클래스에 9대, 배기량 1600~5000㏄에 이르는 다양한 브랜드의 경주차가 경쟁하는 GT클래스에는 11대가 참가해 우승컵을 놓고 열띤 경쟁을 펼쳤다. 슈퍼6000클래스에서는 황진우가, GT클래스에서는 김진표가 우승을 차지했다.

○한·중·일 아시아 시리즈 원년


한국 모터스포츠, 아시아 시장 질주한다
올해는 슈퍼레이스 국제화의 원년이다. 올해 총 7라운드를 치르는 슈퍼레이스는 지난 6월 중국 상하이의 티엔마서킷에서 2라운드를 열었다. 5000여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고 중국의 관영방송 CCTV를 통해 중국 전역에 중계됐다. 이어 이날 일본 라운드를 마치면서 한국과 중국, 일본을 잇는 아시아 시리즈의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스톡카를 기반으로 한·중·일 3국의 대항전을 치를 수 있는 흥행 요소도 갖췄다.

이날 스즈카서킷에는 1만2000여명의 일본 모터스포츠 팬들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GT클래스에 참가한 팀106의 감독이자 드라이버인 ‘원조 한류스타’ 류시원의 일본 팬만 2000여명이 몰려들어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날 일본 라운드에서는 한국 모터스포츠의 아시아 시장 공략 가능성도 봤다. 김준호 슈퍼레이스 대표(40)는 “해외 경주 개최로 좁은 한국 시장을 벗어나 스폰서 확보, 티켓·중계권 판매 등 해외시장 확대를 노렸다”며 “내년에는 해외 경주를 늘려 중국에서 2회, 일본에서 1회 개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관심도 늘었다. 김 대표는 “일본의 자동차 브랜드와 부품사,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 등에서 슈퍼레이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기업들이 슈퍼레이스 대회뿐만 아니라 팀 후원에도 나선다면 경주의 질이 더 향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모터스포츠 발전의 자극제

슈퍼레이스의 국제화는 대중화가 더딘 한국 모터스포츠에 자극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에서 모터스포츠는 25년의 역사가 쌓였지만 아직도 대중에게는 낯선 스포츠다. 25년의 역사에 비해 개최되는 대회가 많지 않다.

관중 동원도 아직은 미약하다.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8개의 대회를 찾은 관람객은 24만5000명가량이다. 그 가운데 18만명이 F1 관람객이어서 이를 제외하면 많지 않은 숫자다.

김재호 KARA 사무국장은 “안정된 모터스포츠시장을 갖고 있는 일본과 중국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것은 관중 증가와 스폰서 확보에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스즈카=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