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국제 프로경기 성공적 개최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끼리 격돌하는 클럽 대항전인 '마구매니저 아시아시리즈 2012'가 11일 오후 2시 열리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일본)와 라미고 몽키즈(대만) 간 결승만 남겨뒀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으로 대회 2연패에 도전장을 내민 삼성 라이온즈와 대회 개최지 부산 사직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롯데 자이언츠 등 한국의 두 팀이 이번 대회에 참가했으나 나란히 조별리그 고비를 넘지 못하고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안방에서 열린 이번 대회의 잔칫상을 해외 팀에 내줘 씁쓸함을 남겼으나 사상 첫 프로 국제 대회를 유치하면서 얻은 소득도 적지 않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 = 올해로 6회째를 맞아 한국에서 처음 열린 이 대회는 5개 나라에서 온 6개 팀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한국, 일본, 대만 챔프와 중국 올스타가 자웅을 겨뤘고, 3년 만에 대만에서 부활한 지난해 대회에서는 중국 대신 호주리그 우승팀이 참가했다.

올해 대회를 주최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한국·일본·대만리그 우승팀은 물론 중국, 호주 대표, 롯데까지 초청해 규모를 키웠다.

우승상금 5억원 등 총 10억원의 상금을 걸었고, 3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성공적인 개최를 다짐했다.

주최 측은 개막 전 쌀쌀한 날씨를 걱정했으나 생각보다 춥지 않아 경기를 원활하게 진행했다.

일본 최고 명문 구단 요미우리가 처음으로 방한해 국내 팬 앞에서 최강 실력을 뽐냈고, '대성불패' 구대성(43·시드니 블루삭스)은 퍼스 히트(호주) 유니폼을 입고 2년 만에 국내 마운드에 섰으나 예전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해 안타까움을 주기도 했다.

KBO는 사직구장 3루 더그아웃에 원정팀을 위한 라커를 설치, 선수들의 불편을 덜어주는 등 차질없이 대회를 운영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

숙박, 음식 등은 해외 선수들로부터 만족스러운 반응을 얻었다.

야심 차게 대회를 준비했음에도 흥행에서는 결실을 보지 못했다.

기대를 건 삼성과 롯데가 결승에 오르지 못하면서 국내 팬들의 시선을 끄는 데 실패했다.

삼성과 요미우리의 한·일전이 무산되면서 흥행은 치명타를 맞았다.

롯데와 요미우리 경기까지 조별리그 5경기를 치른 이날까지 총 관중 2만5천689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롯데 경기에 최다인 1만168명이 구장을 찾기는 했으나 경기당 평균 관중은 약 5천명 수준에 머물렀다.

◇대만에 발목 잡힌 삼성 = 삼성은 9일 라미고와의 첫 경기를 0-3으로 패하면서 '입장'과 동시에 '퇴장' 당하는 쓰라림을 맛봤다.

'타도 한국'을 외친 라미고는 대회 개막을 나흘 앞둔 4일 입국해 NC 다이노스와 연습경기를 치르는 등 열성적으로 일전을 준비했다.

반면 한국시리즈 우승 후 전열이 흐트러진 삼성은 준비 부족으로 수모를 자초했다.

정규리그·한국시리즈를 2년 연속 석권하며 화끈하게 시즌을 끝낸 삼성으로서는 마지막 대회인 아시아시리즈에서 라미고에 발목이 잡혀 개운치 못한 뒷맛을 남긴 셈이다.

삼성은 17일 대구에서 팬들과 우승 자축 행사로 시즌을 마무리한다.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해 양승호 전 감독이 경질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이번 대회에 나선 롯데는 퍼스를 제압하며 자존심을 살렸으나 실력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요미우리에 0-5로 완패했다.

사직구장에서 대회를 관전하며 롯데 선수들의 전력 파악에 나선 김시진 신임 감독은 12일 취임식에서 앞으로 운용 방안을 밝힐 계획이다.

한편 장타력에 세밀함을 더한 대만 야구가 한국을 위협할 수준으로 올라옴에 따라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대비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일본야구기구(NPB)는 부산에 전력분석원 3명을 파견해 WBC에 나설 각 나라 후보 선수들을 점검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KBO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대만과 쿠바의 친선경기를 분석하기 위해 유남호 전 감독을 9일 대만에 보냈다"면서 "쿠바와 일본간 평가전에도 유지훤 전 코치를 보내 양팀 전력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