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 2012 런던올림픽 여자 펜싱에서 개인전의 실패를 딛고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건 남현희(31·성남시청)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

남현희는 2일(현지시간)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플뢰레 단체전 3~4위전에서 프랑스를 꺾고 동메달을 딴 뒤 "개인전을 마치고 많이 속상했는데 단체전에서 메달을 따 기쁘다"고 애써 눈물을 참았다.

이번 대회 개인전 금메달을 노렸던 남현희는 준결승과 3~4위전에서 연달아 허무한 역전패를 당해 4위에 그쳤다.

남현희는 "죽을 만큼 힘들었다"면서 "단체전에 같이 나갈 동료에게 누가 될까 봐 내 장비를 챙기면서 혼자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특히 3~4위전에서 '라이벌' 발렌티나 베잘리(이탈리아)에게 통한의 역전패를 당한 데 대해서는 "준결승 경기가 너무 속상해서 상대가 베잘리라는 것과 상관없이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남현희는 "베잘리와 경기에서 3세트 초반에 '이탈리아'를 연호하는 관중 사이에서 어느 남자분이 쉰 목소리로 '남현희 파이팅'을 외치기에 힘을 냈는데 마지막에 정신적으로 무너졌다"며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인터넷에서 '너는 수비밖에 못하냐'는 등의 말이 떠도는 것을 보고 힘들었다"며 "하지만 마지막에 장식을 잘하자는 마음으로 단체전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고된 훈련으로 왼쪽 골반이 많이 상한 남현희는 경기 중반이 넘어가면 다리 통증이 심해져 경기를 이끌어가기 힘들다.

이 때문에 남현희는 치료를 먼저 받고 쉬면서 몸의 밸런스를 교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남현희는 "2001년부터 대표팀에 자리를 잡고 태릉에서 새벽부터 훈련해 왔다"면서 "이제는 개인적으로 휴식을 취하고 싶어서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분간 큰 대회는 나서지 않으면서 밸런스를 잘 맞추면 다음에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다음 올림픽 도전을 향한 꿈도 살짝 내비쳤다.

(런던=연합뉴스)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