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6) 현대카드, 빅스타 마케팅 '슈퍼매치 시리즈' 대박
국내 스포츠 마케팅 분야에서 최고의 흥행 효과를 거둔 기업은 현대카드다. 특히 국제 행사인 슈퍼매치 시리즈가 '대박 상품'으로 꼽힌다.

현대카드의 슈퍼매치 성공 비결은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현대카드는 테니스 피겨스케이팅 스노보드점프 등 특정 종목에 집중했다. 전통적인 VIP스포츠면서 수준 높은 애호가와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는 종목들을 선정,기업 이미지와 스포츠를 직결시킨 것이다.

또 하나는 빅스타 마케팅이다. 2005년 9월 '슈퍼매치Ⅰ'에 당시 세계 랭킹 1위인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와 '흑진주' 비너스 윌리엄스(10위)를 초청했다. 이들은 실력과 외모,패션감각 등 모든 면에서 앙숙이었기 때문에 동시 초청에 애를 먹었다. 샤라포바는 당시 상대가 윌리엄스라면 참가하지 않겠다고 고사할 정도였다. 두 선수가 같은 항공편으로 내한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결국 "절대 같은 비행기를 탈 수 없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10분 간격으로 도착하도록 배려했다.

이영목 현대카드 과장은 "당시 축구 야구 골프 등은 인기가 높았지만 테니스는 찬밥 신세였다"며 "선수 간의 경쟁심리,국제 대회 유치 경험 전무 등으로 인해 대회가 제대로 열리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2006년 9월 '피겨요정' 김연아의 시니어 데뷔 무대도 '슈퍼매치Ⅱ'였다. '아이스링크'에서 펼쳐지는 '아이스 쇼'여서 '아이스크림'도 준비했다. '슈퍼매치Ⅲ'에서는 당시 세계 1,2위인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을 맞붙였다. 이때 6억원을 투자해 300억원의 광고 효과를 거뒀다.

단독 스폰서를 고집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공동 스폰서십은 홍보 효과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단독 스폰서가 누릴 수 있는 '온리 원(only one) 효과'에 집중한 것이다.

카드업계 후발업체인 현대카드의 스포츠 마케팅 효과는 매출로 직결됐다. 슈퍼시리즈 첫 대회 때 5위권 밖이었던 시장점유율이 최근 2위(16%)까지 치솟았다. 대회 때마다 티켓 구입자의 70%가 현대카드로 결제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