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선수 최초의 마스터스 챔피언이 탄생할까. 한국(계) 선수 3명이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제74회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 첫날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양용은(38)은 최경주와 나란히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기록하며 프레드 커플스(미국)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2007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로 마스터스에 출전한 양용은은 자신의 이 대회 18홀 최소타수를 기록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지난주 미국 PGA투어 셸 휴스턴 오픈에서 우승한 재미교포 앤서니 김(25 · 나이키골프)은 4언더파(이글1 · 버디6 · 보기4) 68타로 선두와 2타차의 공동 7위에 올랐다.

양용은은 "오늘 이븐파만 치자고 다짐했는데 파5인 2번홀에서 첫 버디를 잡았다"며 "후반 들어 9~15번홀에서 5개의 버디를 잡으면서 자신감을 가졌다"고 말했다. 궂은 날씨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날씨는 모든 선수들에게 똑같은 조건이므로 특별히 걱정하지 않았다"며 "오늘 같은 날씨에서는 안전하게 플레이한 뒤 2퍼트로 마무리한다는 작전을 구사하고자 했는데 그게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양용은은 가장 어려웠던 홀로 11번홀(파5 · 505야드)을 꼽았다. "맞바람이 오른쪽,왼쪽으로 불어 방향을 종잡을 수 없었어요. 세컨드샷 거리도 230야드 이상 남아 쉽지 않았는데 다행히 파로 마쳤죠."

이 정도면 지난해 USPGA 챔피언십에 이어 올해 마스터스에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을 노릴 만하다. 그는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며 "모든 대회에 출전할 때 '톱10'에만 들자는 각오로 임한다"고 했다.

앤서니 김은 드라이버샷이 나무에 맞는 등 페어웨이 적중률이 높지는 않았지만 위기를 잘 헤쳐나갔다. 그는 "오늘 스코어에 만족한다"며 "드라이버를 좀 더 보완해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마스터스대회 2라운드에서 11개의 버디를 뽑아냈던 것을 기억한다"며 "올해도 너무 균형을 잃지 않는 가운데 꾸준하게 페이스를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재미동포 케빈 나(27 · 타이틀리스트)는 2오버파로 첫날 경기를 마친 가운데 "오늘 샷은 매우 좋았는데 퍼트가 안 좋아서 아쉬웠다"며 "나름대로 코스에 익숙해진 만큼 최고의 성적을 적어낼 각오"라고 밝혔다.

반면 지난해 US아마추어선수권대회 우승자 안병훈(19)은 6오버파 78타,아시안아마추어챔피언십 우승자 한창원(19)은 7오버파 79타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안병훈은 "퍼트가 제대로 안 돼 실망스러웠다"면서도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부친 안재형씨는 "어프로치 샷을 정교하게 구사해 목표 지점에 올렸어야 하는데 이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아쉬워했다. 국가대표 한창원도 "내일은 좀 더 차분하게 경기에 임하겠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