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의 50년 묵은 징크스.'파3콘테스트 우승자는 본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관련된 '염소의 저주'를 연상시킨다.

1960년 시작된 파3콘테스트에서 우승한 51명(2003년엔 공동 우승)은 그 해 마스터스대회에서 단 한 명도 우승하지 못했다. 1987년 파3콘테스트에서 우승한 벤 크렌쇼는 본대회 3라운드까지 공동선두를 달려 이 징크스를 깨는가 했지만,마지막날 74타로 뒷걸음질치며 1타차로 '그린 재킷'을 놓쳤다. 이듬해에도 그가 파3콘테스트에서 선두를 달리자 아버지는 "아들아,뭐 하니.볼을 물에 쳐넣어라"고 말했다고 한다.

최근에도 징크스는 이어졌다. 2006~2008년 파3콘테스트 우승자인 벤 크레인,마크 오메라,로리 사바티니는 그 해 모두 커트 탈락했다.

상식대로라면 이 징크스는 존재하지 않았어야 한다. 파3콘테스트에서 우승할 정도라면 아이언샷을 기막히게 잘한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일까. 우즈는 파3콘테스트를 멀리해왔다. 2004년 이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올해도 보이지 않았다. '우승하면 우승하지 못한다'는 역설을 의식했을 법하고 그만의 특수상황도 작용한 것 같다.

올해 파3콘테스트에서는 2개(짐 퓨릭,그래미 맥도웰)의 홀인원이 나왔다. 우승자는 6언더파를 친 루이스 오스투이젠(남아공).그는 과연 파3콘테스트 우승을 좋아할까. 파3콘테스트는 선수들이 본대회 직전 긴장을 풀면서 팬서비스에 나서는 이벤트 마당이기도 하다. 선수들은 아들이나 딸,가족을 캐디로 삼아 과장된 동작으로 쇼맨십을 보이고 갤러리들은 그걸 보고 박장대소하는 축제의 한마당이다.

최경주는 딸 신영(8)과 막내 아들 강준(5)을 대동했고,양용은은 첫째 아들 현우(11)와 셋째 아들 경민(4)을 데리고 출전해 갤러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지난해 US아마추어챔피언십 우승자인 안병훈은 아버지 안재형씨 대신 어머니인 자오즈민씨를 그린 위로 모셨다. 자오즈민씨는 "오랜만에 아들을 만난 데다 꿈에 그리던 마스터스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다"며 "병훈이가 멋진 골프 선수가 되도록 열심히 뒷바라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