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 프로야구에서 뛸 외국인 선수들이 속속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23일 롯데가 장신(193㎝) 정통파 투수 라이언 사도스키(27)를 영입하면서 한화, SK, 삼성, 롯데, KIA는 구단별 두 명씩인 용병이 거의 정해졌다.

서울을 연고지로 둔 LG, 두산, 히어로즈의 외국인 선수 영입 작업이 아직 유동적이다.

공교롭게도 이택근 트레이드 파문과 히어로즈 가입금 문제가 얽혀 있는 세 구단이다.

지난달 25일 외국인 선수 재계약 의사 통지 마감일까지 8개 구단은 16명 중 11명에게 재계약하겠다는 뜻을 알렸다.

그러나 이들 중 한화 마무리 투수였던 브래드 토마스가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입단했고 LG가 기존 선수와 재계약 대신 새 용병 물색으로 방향을 틀었다.

따라서 16명 중 내년에 다시 볼 외국인 선수는 절반인 8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대되는 새 얼굴 = 2009시즌 KIA가 로페즈, 구톰슨 두 용병 원투펀치의 위력 투구를 앞세워 12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자 대다수 구단이 투수 찾기에 힘을 쏟았다.

타자 중에는 롯데 카림 가르시아(34)와 히어로즈 더그 클락(33)만 남아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많은 투수들이 내년 한국 야구 무대를 주름잡게 됐다.

꼴찌 한화가 가장 먼저 용병을 물갈이했다.

애초 잡으려했던 토마스가 떠나버리자 메이저리그 출신 우완 정통파 둘을 동시에 데려왔다.

최고 구속 155㎞에 메이저리그 99경기 출장 경험이 있는 호세 카페얀(28)과 역시 정통파로 152㎞까지 구속이 나오는 훌리오 데폴라(27).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이 윈터미팅에 가서 직접 뽑았다는 사도스키도 150㎞ 강속구와 위력적인 싱커를 뿌린다고 한다.

사도스키는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직후 16⅔이닝 무실점 행진을 펼칠 정도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후 경기에서는 롤러코스터 투구를 보여 방출됐다.

LG는 일본인 투수 오카모토 신야(35.전 세이부)를 지난달 진주에서 진행한 마무리 훈련에서 테스트한 뒤 합격점을 준 상태이다.

LG는 오카모토 외에도 미국에 스카우트를 보내 다른 선수를 물색하고 있다.

크리스 니코스키와 후안 세데뇨를 모두 내친 두산은 윤석환 코치 등 스카우트팀을 처음으로 도미니카 등에 직접 파견해 투수들을 골랐다.

현재 도미니카와 미국 출신 한 명씩 점찍어뒀다.

히어로즈는 클리프 브룸바를 돌려보낸 대신 일본 야구를 경험한 왼손 투수와 계약을 눈앞에 뒀다.

◇구관이 명관 = KIA는 올 시즌 공동 다승왕(14승)이자 한국시리즈에서 2승을 책임진 아킬리노 로페즈(34)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몸값 인상 상한선인 25%를 올려 37만5천만달러에 계약했다.

13승을 올린 릭 구톰슨(32)에게도 구단 제시액을 보내놓은 상황이라고 KIA 관계자는 전했다.

KIA는 연말까지 구톰슨과 계약한다는 방침이지만 성사되지 않을 경우 다른 후보도 찾아놓았다고 한다.

SK도 올해 검증을 거친 카도쿠라 켄(36), 게리 글로버(33)와 재계약했다.

정규리그 8승4패, 평균자책점 5.00의 카도쿠라는 포스트시즌에서 구위가 한결 돋보였고 글로버는 뒤늦게 들어와서 9승3패, 평균자책점 1.96으로 김광현이 빠진 마운드에서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삼성도 안정적인 구위를 보여준 브랜든 나이트(34), 프란시스코 크루세타(28)와 재계약할 것으로 보인다.

◇장신 오른팔 정통파 대세 = 계약하거나 재계약이 유력한 투수 9명을 살펴보면 전원이 우완 정통파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9명 중 190㎝ 이상의 장신이 5명(로페즈, 카도쿠라, 글로버, 사도스키, 카페얀)이나 된다.

구톰슨(188㎝), 데폴라(187㎝), 크루세타(188㎝)도 190㎝에 육박한다.

'투수는 일단 키가 커야 성공한다'는 야구계 속설을 그대로 옮겨놓은 셈이다.

유형별로 보면 신입 용병들이 150㎞ 강속구를 자랑하는 스타일이라면 '구관 용병'은 칼날 제구력을 주무기로 삼는 선수가 많다.

◇8개 구단 외국인 선수 계약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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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선 수 성적, 주무기 진행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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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아킬리노 로페즈(투수) 14승5패, 평균자책 3.12 재계약
릭 구톰슨(투수) 13승4패, 평균자책 3.24 구단제시액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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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카도쿠라 켄(투수) 8승4패, 평균자책 5.00 재계약
게리 글로버(투수) 9승3패, 평균자책 1.96(시즌중영입) 재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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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미국 출신 투수 스카우트팀 파견 계약 협상중
도미니카 출신 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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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라이언 사도스키(투수) ML 2승4패, 구속 150㎞ 신규 영입
카림 가르시아(타자) 타율 0.266, 29홈런, 84타점 재계약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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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브랜든 나이트(투수) 6승2패, 평균자책 3.56 재계약 방침
프란시스코 크루세타(투수) 9승10패, 평균자책 4.36 재계약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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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더그 클락(타자) 타율 0.290, 24홈런, 90타점 재계약 방침
일본야구 경험 왼손 투수 신규 계약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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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카모토 신야(투수) 일본 주니치.세이부 입단 테스트 진행
미국서 선수 물색중 스카우트 미국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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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호세 카페얀(투수) ML 5승7패, 최고구속 155㎞ 신규 영입
훌리오 데폴라(투수) ML 16경기, 구속 152㎞ 신규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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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