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SK)호(KIA)상박.'

SK 와이번스와 KIA(기아) 타이거즈가 맞붙은 200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가 7차전에서 우승팀을 가리게 됐다. 기아가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통산 10승의 위업을 달성하고,SK가 우승하면 2007년 이후 3연패를 이루게 된다.

SK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이호준의 홈런 등을 앞세워 KIA의 막판 추격을 3-2로 따돌렸다. 이로써 양팀의 시리즈 전적은 3승3패가 돼 24일 오후 2시 잠실야구장에서 우승의 향배가 결정된다. 외국인 투수 릭 구톰슨(KIA)과 게리 글로버(SK)가 '운명의 7차전' 마운드에 오른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한국시리즈가 7차전까지 열린 것은 통산 7번째다.

우완 정통파인 윤석민(KIA)과 송은범(SK)이 2차전에 이어 6일 만에 재대결을 벌였지만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말았다. 2차전에서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던 KIA의 에이스 윤석민은 이날 5이닝 동안 7안타로 3실점한 뒤 물러나 패전의 멍에를 썼다. 반면 윤석민에게 패했던 송은범은 5이닝을 4안타 무실점으로 처리해 한국시리즈에서 첫 승을 거두는 기쁨을 누렸다.

득점 기회 때마다 착실하게 점수를 쌓은 SK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SK는 2회말 6번 지명타자 이호준의 좌월 솔로홈런으로 선취점을 얻었다. 포스트시즌에서 8타수 무안타로 부진하던 이호준은 이날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SK는 3회말에도 점수를 보탰다. 선두타자 박재상이 우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정근우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내달렸다. 이어 박정권이 큼지막한 우익수쪽 희생플라이를 쳐 3루주자 박재상을 여유 있게 홈으로 불러들였다. SK의 포문은 4회말에도 쉬지 않았다. 선두타자 이호준이 안타로 나간 뒤 후속 타자의 번트로 2루까지 진출했다. 조동화가 적시타를 터뜨려 3-0으로 앞섰다. SK 선수들은 벤치의 작전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손쉬운 승리를 낚았다. SK 선발 송은범은 5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구원투수 이승호 권호준 채병용 등이 마운드를 지켰다.

기아는 경기를 좀처럼 풀어나가지 못했다. 4회초 2사 1루에서 5번 김상현이 밀어친 타구가 오른쪽 폴대 옆 펜스를 넘어갔으나 심판은 파울로 선언했다. 기아 벤치가 항의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이후 김상현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2루에서는 이종범이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8회초에는 이현곤과 김원섭이 연속 안타로 출루하고 나지완의 포볼로 만루 기회가 찾아왔다. 4번타자 최희섭이 2루를 꿰뚫는 안타를 쳐 2점을 따라붙었으나 김상현이 2루수 앞 땅볼을 쳐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