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의 공격수 설기현(30)이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는 각오와 함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소속팀 풀럼으로 돌아갔다.

5일 호주와 평가전에서 3-1을 만드는 쐐기골을 머리로 만들어낸 설기현은 9일 출국에 앞서 "오랜만에 대표팀에 돌아와 걱정도 됐던 것이 사실이다.

시원하고 멋진 모습은 아니었지만 골을 넣어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자평했다.

2008년 6월 북한과 월드컵 3차 예선 이후 1년2개월 만에 다시 대표팀에 합류했던 설기현은 이날 득점으로 2008년 2월 투르크메니스탄과 3차 예선 1차전 때 혼자 2골을 넣은 이후 1년여만에 A매치 골 맛을 봤다.

설기현은 "호주와 경기가 끝난 뒤 허정무 감독님으로부터 '더 공격적이고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앞으로 만날 팀들은 수비의 체력이나 조직력이 더 강한 팀들이기 때문에 다음에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설기현은 "앞으로 월드컵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것이 아니므로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러려면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며 자신감과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설기현은 풀럼의 프리시즌 5경기에 모두 출전한 데 이어 7월31일 리투아니아의 FK베트라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예선 3라운드 1차전 원정 경기에서는 중거리포를 터트렸다.

그러나 막상 2009-2010시즌이 시작된 뒤로는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 애를 태우는 설기현은 "실력이 모자라 주전에서 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감독이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미드필더에 가까운 윙 스타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한 것 같다"면서 "앞으로 감독 스타일에 맞춰가면 5분이든 10분이든 기회가 올 것이다.

짧은 시간에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유럽 생활을 소개하기도 했다.

설기현은 "가족과 함께 지낼 때는 시내 구경도 같이 다녔다.

가까운 데 있는 백화점이 구단주 소유라 선수들에게 할인을 많이 해주는 장점도 있었는데 이제 혼자 지내기 때문에 다른 취미를 찾아야겠다"면서 "(이)영표 형이 있을 때는 골프도 함께 치기도 했다.

지내는 곳이 한국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다지 외롭지는 않다"고 말했다.

설기현은 "월드컵은 모든 축구인의 꿈의 무대다.

선수로서 2010년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해서 2002년과 같은 정도는 아니더라도 그런 영광과 즐거움을 다시 느꼈으면 한다"고 다짐했다.

(영종도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