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불펜 투수였던 이재우(29)가 선발로 투입돼 4년 10개월(1천754일) 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2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더블헤더 2차전에 두산 김경문 감독은 이재우를 선발로 내세웠다.

지난 14일 선발투수인 정재훈이 어깨 통증으로 2군으로 내려가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한 명이 빈 데다 두산 불펜에서는 임태훈이 제 역할을 해주면서 불펜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프로 데뷔 9년차로 선발 경험도 있던 이재우를 불펜에서 선발로 돌렸다.

이재우는 이런 김경문 감독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이재우는 더블헤더 1차전에서 두산에 8점을 뽑아낸 SK 타선을 상대로 2차전에서는 5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5안타 2실점하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팀의 3연패를 끊는 값진 승리였다.

2004년 9월1일 잠실에서 열린 SK와 경기에서 6⅔이닝을 던지면서 2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둔 지 1천754일 만에 거둔 선발승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최고 구속은 시속 148㎞까지 나왔으며 슬라이더도 130~137㎞ 사이를 오갔다.

2-1로 앞선 3회말 정근우에게 좌익수 앞 안타를 내준 이재우는 박재상에게도 좌중간 3루타를 맞으면서 1점을 내주었다.

그러나 김재현의 1루수 앞 땅볼 때 3루에 있던 박재상이 주루 미숙으로 잡히면서 위기를 넘긴 뒤 김현수가 박재홍의 안타성 타구를 펜스에 부딪히는 호수비로 막으면서 3회를 마무리했다.

4회 김현수가 만루홈런을 터뜨리는 등 타선의 지원을 받은 이재우는 이후 SK 타선을 뜬공과 삼진 등으로 쉽게 잡아냈다.

5회 선두타자로 나온 박경완에게 높은 직구를 던졌다가 초구에 솔로 홈런을 맞긴 했지만 이후 3타자를 손쉽게 처리한 뒤 6-2로 앞선 6회말 수비 때 금민철로 교체됐다.

이재우는 빠른 직구와 커브와 슬라이더 등을 섞어 던지면서 5이닝 동안 삼진도 네 개나 빼앗아냈다.

이재우는 경기 뒤 "3연패 중이어서 연패를 끊은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타자들이 도와줬으며 용덕한 포수의 리드대로 던졌는데 그게 잘 됐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재우는 "원했던 선발이라 잘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는데 4회부터는 힘이 떨어졌다"며 "앞으로 몸 조절을 잘 해 긴 이닝을 잘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정재훈이 1군에 복귀하더라도 처음부터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지게 할 수 없으니 당분간 중간에서 던지게 하며 경기 감각을 찾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년여 만에 첫 선발승을 거둔 이재우에게 선발 기회를 또 준 것이다.

이재우가 선발 투수로 계속 활약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인천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