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11일(이하 한국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과 맞대결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의 반환점을 돌았다.

한국은 이날 이란과 4차전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겨 2승2무(승점 8)로 B조 선두를 지켜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키웠다.

아직 팀당 4경기씩 남아 있지만, 원정경기를 세 차례나 치르면서 1위 자리를 지켜내 남은 일정도 자신 있게 준비해 나갈 수 있게 됐다.

반면 수비 조직력 등 불안 요소도 여전해 쉽게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남아공으로 가는 허정무호를 중간점검해 본다.

◇신·구 조화와 전술 안정 '긍정적'


허정무호는 남아공월드컵 3차 예선까지만 해도 옥석 가리기와 다양한 실험이 계속돼 어수선했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허정무호의 발전 동력은 '세대교체'에서 찾을 수 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에 가려 세대교체 작업이 뒷전으로 밀리는 바람에 그 영향은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이어졌다.

지금 대표팀은 서른여섯의 노장 이운재(수원)가 아직 버티고 있긴 해도 확실히 젊어졌다.

세대교체의 대표 주자는 K-리그 FC서울의 듀오 이청용과 기성용이다.

지난해 각각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측면 미드필더 이청용과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은 어느새 허정무호의 키 플레이어로 성장했다.

빼어난 기량은 물론 하루가 다른 성장 속도는 이들에 대한 기대를 더욱 부풀린다.

토종 골잡이의 자존심 이근호(대구)와 중앙 수비수 강민수(제주) 등 올림픽대표 출신 선수들도 어느새 허정무호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한.일 월드컵 때 대표팀 막내급이었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 주는 든든한 '주장'으로 거듭난 것 역시 젊어진 허정무호의 좋은 예다.

구성원들의 조화가 이뤄지면서 대표팀 전술의 바탕인 4-4-2 포메이션도 틀이 잡힌 모습이다.

역할이 확실히 나뉜 최전방 투톱, 공·수 능력을 겸비한 중앙 미드필더와 풀백 자원 등을 밑거름으로 갈수록 유기적 호흡이 살아나고 있다.

◇느슨한 수비는 '불안 요소'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은 아직 4경기가 남아 있다.

팀 간 승점 차가 적어 한 경기 한 경기에 따라 순위가 크게 바뀔 수 있다.

대표팀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은 역시 수비 조직력이다.

11일 이란전은 상대가 단조로운 공격을 이어가 우리 수비진이 대응하기는 비교적 수월했다.

그럼에도 전반 초반 중앙 수비수 조용형(제주)과 오른쪽 풀백 오범석(사마라)이 문전에서 함께 머뭇머뭇 거리다 볼 처리가 늦어 위기를 자초할 뻔하는 등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장면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국외파 이영표(도르트문트), 김동진(제니트), 오범석(사마라)과 K-리거 김치우(서울) 등 경험많은 자원이 풍부한 풀백과 달리 마지막 보루 중앙수비에서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도 고민이다.

(테헤란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