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동갑내기' 피겨 라이벌 김연아(군포 수리고)와 아사다 마오(일본)가 이번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김연아와 아사다가 격돌하는 무대는 2월2일부터 8일까지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4대륙 대회는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대륙을 대표하는 남녀 피겨 선수들이 참가해 실력을 겨루며 국가별로 남녀 싱글과 아이스댄싱, 페어 전 종목에 걸쳐 3장씩 출전권을 가진다.

한국은 여자 싱글에 김연아를 포함해 김나영(연수여고)과 김현정(수리고)이 나서고, 남자 싱글에는 김민석(불암고)이 출전한다.

이에 맞서는 일본은 아사다를 필두로 '백전노장' 수구리 후미에와 지난해 그랑프리 6차 대회였던 NHK 트로피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냈던 스즈키 아키코가 복병으로 출격한다.

또 미국에서는 알리샤 시즈니를 필두로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우승 경력을 자랑하는 '젊은 피' 레이철 플랫과 캐롤라인 장이 도전장을 내밀고, 캐나다에서는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조애니 로셰트가 나선다.

특히 이번 대회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1년 앞두고 대회가 치러질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열리는 터라 김연아로선 일찌감치 올림픽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연아-아사다 '실수가 메달 색을 바꾼다'
전 세계 피겨 팬들의 관심은 온통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금메달 후보인 김연아와 아사다의 대결에 쏠릴 수밖에 없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지난 12월 고양에서 치러진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이번 시즌 첫 대결을 펼쳤고,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차례 점프 실수를 했던 김연아는 두 차례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을 앞세운 아사다에게 밀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김연아(186.35점)와 아사다(188.55점)의 점수 차는 단 2.2점. 쇼트프로그램에서는 김연아가 앞섰지만 7차례 점프를 뛰어야 하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가 겹치면서 금메달을 내주고 말았다.

이 때문에 김연아는 지난해 연말 그랑프리 파이널을 끝내고 캐나다로 복귀, 스케이팅 시간을 늘리면서 연기 완성도를 높이고 실수를 줄이는데 애를 썼다.

하지만 고민도 남아있다.

이번 시즌 실전에서 성공률이 너무 떨어졌던 트리플 루프(기본점 5.0점)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여전히 숙제다.

◇연아 '2~3월 상승곡선'
4대륙 대회를 앞둔 김연아의 몸 상태는 말 그대로 '굿!'이라는 게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IB스포츠 측 설명이다.

특히 지난 2~3년 동안 2~3월에 집중됐던 부상도 전혀 없어 오직 훈련에만 몰두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것도 호재다.

IB스포츠 측은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을 앞둔 때보다 몸 상태가 더 좋아지고 있다"라며 "아예 시즌을 시작할 때 4대륙 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가 잇따라 열리는 2~3월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려 왔다.

내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향한 포석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휴식을 취하는 일요일을 빼면 하루 3시간 정도 빙판 위에서 연습에 몰두하고 기초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2시간 정도를 웨이트트레이닝과 스트레칭에 투자하고 있다.

한편 김연아는 내달 1일 훈련지인 토론토를 떠나 밴쿠버에 도착해 공식훈련을 시작하고, 김나영과 김현정은 1일 인천공항을 통해 캐나다로 출국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