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투입을 고려한 전술적 조합에 신경을 썼다"

허정무호가 서귀포 전지훈련 2차 연습경기에서 조직력과 결정력의 아쉬움 속에 내셔널리그 강호 고양 국민은행과 비기면서 이틀 연속 무승부에 그쳤다.

축구대표팀은 16일 서귀포시 토평동 시민축구장에서 치러진 국민은행과 연습경기에서 전반 초반 역습 상황에서 선제골을 내주면서 고전했지만 후반전부터 투입된 정조국(서울)의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해외파를 고려한 전반전 조합
허정무 감독은 전반전에 염기훈(울산)-정성훈(부산) 투톱을 세우고 좌우측면에 서동현(수원)과 송정현(전남)을 배치했다.

또 중앙 미드필더에는 하대성(대구)과 임유환(전북)을 내보내고 김치우(서울)-김치곤(서울)-조용형(제주)-김창수(부산) 조합으로 포백(4-back)을 구성했다.

골키퍼는 이운재(수원).

눈에 띈 것은 염기훈과 송정현의 배치. 왼발킥 전문인 염기훈과 송정현은 각각 왼쪽 날개와 중앙 미드필더가 자신의 자리지만 허 감독은 이들에게 다소 생소한 포지션을 맡겼다.

허 감독은 "염기훈은 지난해 동아시아대회에서도 투톱을 맡았던 적이 있다"라며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합류를 생각한 포지션 변화"라고 귀띔했다.

박지성과 염기훈의 포지션 중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허 감독의 구상이었던 것.
하지만 전력상 1.5군에 가깝고 서로 호흡을 제대로 맞춰보지 못했던 터라 전반전 동안 보여준 대표팀의 경기력은 국민은행을 압도하지 못했고, 오히려 전반 5분 만에 중앙 수비진 사이로 투입된 볼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선제골을 내줬다.

특히 정성훈은 전반 18분 페널티킥 상황에서 실축하고, 곧바로 이어진 프리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임유환이 헤딩골을 넣었지만 부심의 오프사이드 깃발이 오르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경기 감각과 조직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세트피스의 완성도는 허술하기만 했다.

◇이청용-기성용-이근호 '믿을 것은 젊은 피'

허 감독은 후반전에 사실상 베스트 멤버를 투입해 주전 경쟁의 불길을 댕겼다.

정조국과 이근호(대구)를 투톱으로, 좌우 측면에 염기훈과 이청용(서울)을 세웠다.

또 중앙 미드필더는 한태유-기성용(이상 서울) 조합으로 바꿨고, 포백은 이정수(교토)-강민수(전북)-조용형(제주)-최효진(포항)으로 짝을 맞췄다.

중원에서 빛난 기성용의 볼 배급과 이청용의 저돌적인 측면 돌파에 탄력을 받은 대표팀은 후반 중반께 최효진의 침투패스를 받은 이근호가 골키퍼까지 제치고 오른쪽 측면에서 밀어준 크로스를 쇄도하던 정조국이 가볍게 동점골로 터트렸다.

측면 공간을 활용한 빠른 패스와 적절한 시기에 공간으로 침투한 공격진의 호흡이 오랜만에 들어맞은 그림 같은 골 장면이었다.

대표팀은 최전방의 이근호를 겨냥한 전진 패스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후반 막판 이근호가 골키퍼와 독대하는 상황을 연출하는 등 전반전과 크게 달라진 경기내용으로 코칭스태프에게 위안을 줬다.

(서귀포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