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택(62)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최종예선을 앞둔 허정무호에 "더 이상 선수 실험을 하지 말고 검증된 선수로 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회택 위원장은 17일 오후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 기술교육국 회의실에서 제7차 기술위원회 회의를 열고 성인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지원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7일 이 위원장 취임 이후 새롭게 꾸려진 기술위원들과 상견례를 겸한 자리였다.

이 위원장은 기술위를 마친 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그동안 월드컵 예선을 치러오면서 새로운 얼굴들에 대한 실험을 많이 해왔던 게 사실"이라며 "최종예선에 나서야 하는 만큼 이제는 검증된 선수를 뽑아서 경기에 나서야 할 때가 됐다는 게 기술위원들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검증된 선수라는 게 의학적으로 정의를 내릴 수는 없지만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선수를 의미한다"며 "예선 때는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선수가 많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선수들은 완전히 배제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사령탑의 고유 권한인 선수 선발권을 침해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기술위는 특별한 기관이 아니라 대표팀의 전력에 보탬이 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선수 선발을 간섭하는 게 아니라 서로 확인을 하면서 더 확실한 선수를 뽑기 위한 조치"라고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이 위원장은 "자칫 기술위가 간섭한다는 문제도 나올 수 있지만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지적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모든 축구팬들이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당연시 하는 상황에서 감독에게 얘기해줘야 할 것은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예전에는 대표팀 감독과 기술위가 서로 협의하며 선수를 선발했지만 외국인 감독들이 온 이후로 그러지 못했다"며 "최종예선에서는 정예 멤버로 가야한다는 게 기술위 생각이다.

선수 테스트는 최종예선에서 통과한 이후에 다시 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경기에 나설 베스트 11을 고르는 것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라며 "K-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검증된 선수"라고 덧붙였다.

올림픽대표팀 지원에 대해선 "기술위원들을 전부 베이징 올림픽에 파견해 우리 대표팀 뿐 아니라 다른 출전국의 전력까지 분석해 세계 축구의 흐름을 파악한 뒤 국내 각급 지도자들에게 전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림픽대표팀 와일드카드의 경우 새로운 선수를 뽑는 것보다 지금 있는 자원을 가지고 조직력을 더 다지는 게 나을 것 같다"며 "박성화 감독의 경우 청소년대표팀을 오래 맡아 누구보다 선수를 잘 알고 있다.

최종엔트리 결정은 박 감독에게 전적으로 맡기겠다"고 밝혔다.

또 아버지 병 간호를 이유로 브라질에 머물면서 대표팀 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는 코사(44) 골키퍼 코치 문제에 대해서도 "이번주까지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다면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개인적인 문제로 대표팀 훈련에 지장을 줘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는 이번 주말까지 코사 코치의 답변을 기다린 뒤 다음주 초 교체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파주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