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승리한다'

태극전사들이 '두 번의 실수'는 없다는 굳은 각오를 가슴에 품고 '지옥의 원정' 첫 상대인 요르단에 입성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4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요르단 교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3차 예선 4차전이 펼쳐질 암만에 도착했다.

전날 저녁 늦게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의 환송을 받으며 인천공항을 출발한 대표팀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를 경유해 요르단 암만에 이르는 15시간여의 장거리 여행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교민들의 뜨거운 환영에 기운을 차렸다.

7일 오후 11시 30분 요르단과 일전을 앞둔 태극전사들은 지난 3차전 홈 경기에서 요르단에 아쉽게 2-2로 비겼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고 오직 승리를 거두겠다는 굳은 결의를 다졌다.

요르단에 입성한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준비도 한층 바빠졌다.

허정무호 코칭스태프는 암만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이틀전 선발대로 먼저 현지에 도착한 대한축구협회 전한진 차장으로부터 경기가 치러질 '킹 압둘라 스타디움'의 잔디 상태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한국-요르단전은 지난달 요르단-북한전이 열렸던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요르단 축구협회가 보수공사를 이유로 경기장을 바꿨다.

이 때문에 지난달 일찌감치 경기장 답사를 다녀왔던 코칭스태프의 발품은 헛수고로 돌아갔다.

코칭스태프는 또 요르단 축구협회가 엉뚱하게도 지난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치러진 2007-20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볼을 경기구로 쓰겠다고 결정하는 통에 연습에 사용할 볼을 확보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여러 가지 악재 중에서도 태극전사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요르단의 뜨거운 날씨다.

이날 요르단 암만의 낮 기온은 34℃까지 치솟았고, 예상 최저기온도 19℃나 돼 대표팀은 '찜통더위' 속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코칭스태프는 매일 두 차례씩 맹훈련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현지 사정과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해 경기 시간에 맞춰 매일 저녁 한 차례만 훈련을 하겠다는 복안을 세웠다.

허정무 감독은 "준비 잘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며 "선수들도 이번 경기는 물론 원정 2연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장 김남일(빗셀 고베)도 "우리에게는 목표가 있고 반드시 이루겠다"며 "지난 요르단과 홈 경기에서 느낀 게 많다.

이번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각오가 남다르다"고 승리 의지를 다졌다.

(암만<요르단>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