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2007-2008시즌 득점왕을 예약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골 퍼레이드가 예사롭지 않다.

호날두는 6일 밤(한국시간) 열린 미들즈브러와 정규리그 33라운드 경기에서 1골을 추가하면서 27호 골로 득점부문 2위인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21골)와 3위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아스널.19골)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남은 5경기에서 토레스가 추월할 가능성은 희박해 호날두의 득점왕 타이틀은 떼어놓은 당상이다.

특히 호날두는 지난 달 16일 더비카운티전을 시작으로 5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포츠머스와 경기 때 상대 선수 머리를 들이받고 퇴장당하는 바람에 3경기 출전정지로 27경기에 만 나섰지만 27골을 넣으면서 경기당 평균 1골을 기록하는 빼어난 득점력을 뽐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경기에서 7골, FA컵 3경기에서 3골 등 시즌 전체로도 39경기에서 37골을 작렬했다.

1월13일 뉴캐슬전에서 시즌 첫 해트트릭을 작성하는 등 정규리그 8경기에서 2골 이상을 사냥했다.

호날두는 포지션이 최전방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이면서 오른쪽 윙포워드로 주로 나선다는 점에서 내로라하는 프리미어리그 스트라이커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만하다.

같은 팀 공격수인 웨인 루니(11골)와 카를로스 테베스(12골)의 골을 합쳐도 23골로 호날두에 4골이 모자란다.

그의 현란한 드리블과 강력한 슈팅, 자로 잰 듯한 크로스, 문전에서 동물적인 볼 감각, 비장의 무기인 무회전 프리킥은 축구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찬사까지 받을 정도다.

조지 베스트-에릭 칸토나-데이비드 베컴으로 이어진 맨유의 등번호 7번을 물려 받은 그의 다음 도전은 2000년 이후 정규리그 최다 득점기록 경신이다.

그는 지난 2006-2007시즌 득점왕이었던 디디에 디로그바(첼시)가 수확했던 20골을 이미 돌파했고 `천재 골잡이' 티에리 앙리(FC 바르셀로나)가 아스널 시절 마지막으로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했던 2005-2006시즌의 27골도 채웠다.

이제 남은 건 앙리가 2003-2004시즌 득점왕에 오를 때 작성한 2000년 들어 시즌 최다득점인 30골을 넘어설지 여부다.

남은 5경기에서 4골만 더 보태면 앙리를 뛰어넘는다.

맨유는 `빅4' 멤버인 아스널과 경기를 시작으로 블랙번, 첼시, 웨스트 햄, 위건과 차례로 맞붙는다.

첼시는 승점 74로 맨유(승점 77)를 바짝 뒤쫓고 있고 프리미어리그 3위인 아스널(승점 71)도 1위 자리를 포기하지 않고 있어 맨유의 주득점원인 호날두 봉쇄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전설적인 `축구 영웅' 조지 베스트로부터 맨유의 7번을 이을 자격이 있다고 인정을 받았던 호날두가 `기록 제조기'로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