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박세리' 이선화(21.CJ)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 가운데 두번째로 우승 상금이 많은 HSBC매치플레이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이선화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뉴로셸의 와이카길골프장(파71.6천209야드)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미야자토 아이(일본)를 2홀차로 꺾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2005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첫 한국인 우승자로 이름을 올린 이선화는 우승 상금 50만달러를 받아 상금랭킹 25위에서 5위(81만499달러)로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탔다.

이선화의 우승으로 올해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 우승자는 김미현(30.KTF), 김영(27), 박세리(30.CJ)에 이어 네명으로 늘어나 시즌 초반 우려를 씻고 작년(11승)에 버금 가는 우승컵 수집에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 최연소 프로 자격 획득,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이선화는 2005년 LPGA 2부투어 상금왕에 이어 작년 LPGA 투어 신인왕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코리언 시스터스'의 차세대 리더로 꼽혀온 선수.
박세리처럼 일찌감치 천재성을 발휘한데다 박세리의 뒤를 이을 재목이라고 해서 일찌감치 '리틀 박세리'라고 불려왔다.

LPGA투어에서는 작년 숍라이트클래식에 이어 통산 두번째 우승이다.

체격은 크지 않지만 견고한 하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견실한 스윙과 표정의 변화가 없는 '포커 페이스' 등으로 '돌부처'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선화는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올라와 우승까지 차지해 매치플레이의 여왕'으로 우뚝 섰다.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1∼64번까지 시드를 부여해 대진을 짠 이번 대회에서 이선화는 22번 시드를 받았지만 상위 랭커의 초반 탈락으로 준결승까지 상위 시드 선수를 한번도 만나지 않는 운도 따랐다.

1라운드에서 이선화는 43번 시드의 다이애나 달레시오(미국)을 맞아 1홀차로 제쳤고 2라운드 상대는 11번 시드의 신지애(19.하이마트)를 꺾고 올라온 54번 시드의 재니스 무디(스코틀랜드)였다.

무디에 5홀차의 일방적인 승리를 거둔 이선화는 16강전에서도 27번 시드의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를 만나 2홀차로 이겼다.

8강전에서 이선화가 격돌한 상대는 35번 시드의 린지 라이트(미국). 라이트는 3번 시드의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14번 시드의 장정(27.기업은행) 등 상위 랭커를 잇따라 격파했지만 이선화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이선화는 결승 진출의 최대 고비였던 대선배 김미현과 준결승에서 초반 접전 끝에 중반 한때 3홀차 리드를 잡아 2홀차 승리를 올렸다.

결승 상대 미야자토는 일본에서 무려 14승이나 올려 '국민 여동생'으로 대접받고 있고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수석 합격한 이선화 못지 않은 골프 신동.
그러나 지난해 같은 루키 시절 이선화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며 신인왕 경쟁에서 무릎을 꿇은데다 미국 무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해 이선화에게는 손쉬운 상대일 뿐이었다.

1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기선을 잡은 이선화는 2번홀(파4) 보기로 주춤했지만 3번홀(파4)에서 파를 지키면서 보기를 한 미야자토에 다시 앞서 나갔다.

이어진 4번홀(파3)에서 미야자토가 파세이브에 실패한 덕에 2타차 리드를 잡은 이선화는 미야자토가 1홀차로 좁혀오면 다음 홀에서 2타차로 달아나면서 좀체 추격의 빌미를 내주지 않았다.

이선화는 2홀차 리드를 안고 맞은 17번홀(파3)에서 미야자토가 버디 찬스를 만들자 더 먼 거리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해마다 치르는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에 대표 선수로 출전하고 있는 이선화에게는 '미니 한일전'을 일방적인 승리로 장식한 것도 또 다른 기쁨이었다.

이선화에게 결승 티켓을 내준 김미현은 3-4위전에서 마리아 요르트(스웨덴)를 2홀차로 누르고 3위 상금 20만달러를 손에 넣어 아쉬움을 다소나마 달랬다.

김미현은 시즌 상금이 94만8천104달러로 늘어나 상금 4위로 올라서며 시즌 상금 100만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