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해 미국 무대에 입성한 새내기 이지영(21.하이마트)가 '맞춤 코스'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낼 기회를 잡았다.

이지영은 11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런던 헌트골프장(파72.6천611야드)에서 열리는 LPGA 투어 CN캐나다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쳐 선두 앤젤라 스텐퍼드(미국.64타)에 이어 공동2위에 올랐다.

이지영은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274.6야드로 LPGA 투어 선수 가운데 4위를 달리고 있는 장타자.
반면 드라이브샷 정확도가 떨어지는데다 아직 세기가 부족해 올해 공동10위 2차례에 그쳤다.

하지만 이지영은 코스가 길고 페어웨이가 널찍한 헌트골프장에서는 주특기인 장타를 마음껏 터트리며 상위권에 올라 유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이날 이지영은 평균 288.5야드에 이르는 드라이브샷을 폭발시키면서 15차례 버디 찬스를 만들어내 코스와 궁합이 제대로 맞았다.

더구나 장타 덕에 미들 아이언이나 쇼트 아이언, 또는 웨지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어 300평이 넘는 넓은 그린에서도 28개의 퍼팅만으로 18홀을 마무리지은 것도 선두권 도약의 밑거름이 됐다.

생애 첫 타이틀 방어에 나선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이미나(25.KTF)는 버디 5개에 보기 1개를 곁들이며 4언더파 68타로 공동5위에 올랐다.

장타자는 아니지만 정확한 샷을 앞세운 이미나는 페어웨이를 벗어난 것이 단 2차례였고 그린을 놓친 것도 3차례 뿐이었다.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선전을 펼쳐 눈길을 끌었던 '맏언니' 정일미(34.기가골프)도 이미나와 함께 공동5위로 나서 우승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부상을 털어내고 '트리플크라운' 달성에 도전하는 박세리(29.CJ)도 버디 4개를 뽑아내며 2언더파 70타로 공동10위 그룹에 합류, 탐색전을 무난하게 마쳤다.

박희정(25.CJ), 김초롱(22), 이정연(27), 조령아(22) 등도 박세리와 함께 공동10위에 포진해 선두권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컷오프당한 수모를 씻으려던 김미현(29.KTF)은 커다란 그린에서 어프로치샷이 핀과 먼쪽에 자주 떨어진 탓에 33차례나 퍼터를 사용하는 어려움 속에 2오버파 74타로 부진했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카리 웹(호주) 등 강호들이 줄줄이 불참한 가운데 2003년 단 1승을 올린 스탠퍼드는 그린 미스가 한번밖에 없는 완벽한 샷으로 8개의 버디를 솎아내 선두에 올랐고 크리스티 커(미국)가 67타를 쳐 이지영과 함께 공동2위를 달렸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