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까'


'1천만 달러의 소녀' 위성미(17.나이키골프)가 다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높은 벽에 도전한다.


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7060야드) 개막될 PGA투어 소니오픈(총상금 510만달러)이다.


PGA 투어는 9일 끝난 메르세데스챔피언십이 공식 개막전이지만 지난해 투어 대회 우승자만 출전했기 때문에 140여명이 모두 참가하는 소니오픈이 사실상 개막전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소니오픈에 쏠린 팬들의 관심은 3년째 위성미의 컷 통과 여부에 집중되어 있다.


여성 선수의 PGA 투어 컷 통과는 지난 1945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 이후 반세기가 넘도록 나오지 않은 대기록.


특히 현존하는 최고의 여자골프선수라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조차 넘어보지 못한 높디 높은 벽이다.


그러나 위성미의 컷 통과에 대한 기대는 올해 최고조에 이르렀다.


와이알레이골프장은 위성미의 집에서 15분 거리에 불과해 평소에도 자주 연습 라운드를 치렀던 곳이고 PGA 투어 선수들을 상대로 한 실전도 벌써 이번이 세번째다.


첫해인 지난 2004년 대회 때는 2라운드에서 2언더파 68타를 때려 PGA 투어 대회에 나선 여성 선수 최소타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 대회에서는 강풍에 밀려 고전했지만 7개월 뒤에 출전한 존디어클래식에서는 2라운드 합계 언더파 스코어를 작성, 컷 통과 가능성을 보였다.


1년전에 비해 파워도 향상됐고 약점으로 꼽히던 쇼트게임과 퍼팅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사실은 이번 대회에서 컷 통과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는 대목.

위성미의 스윙 코치 데이비드 레드베터는 "미셸 위는 이제 드로, 페이드 등 다양한 샷을 구사할 줄 안다.


그리고 그린 주변에서도 상황에 맞는 각종 어프로치 샷을 완비했다"고 말했다.


위성미에게는 올해 소니오픈이 각별한 의미를 지니기에 컷 통과에 대한 열망도 더 클 수 밖에 없다.


아마추어 때와 달리 이번 대회는 프로선수로서 치르는 첫 PGA 투어대회인 데다 타이틀스폰서가 바로 계약사 소니이기 때문이다.


위성미는 "모두들 내가 컷을 통과하길 바라고 있다. 나도 그러고 싶다"면서 "하지만 나는 컷 통과가 목표가 아니다. 일관성있는 플레이, 그리고 언더파 스코어를 낸다는 것이 내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성미는 "이틀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것 아닌가. 좋은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컷 통과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위성미는 나름대로 꼼꼼한 준비를 해왔다.


틈틈이 스윙 연습은 물론 코스에서 실전 훈련과 퍼팅 연습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심리분석가와 운동생리학자 등 전문가 그룹도 가세해 위성미의 심신 단련을 돕고 있다.


한편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서 샷 조율을 마친 '탱크' 최경주(36.나이키)도 당당한 우승 후보의 한 명으로 출사표를 냈다.


갑자기 바뀐 코스에 적응이 안된 데다 강풍까지 겹쳐 개막전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 최경주는 지난 2002년 이 대회에서 7위에 올라 그해 2승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던 기억이 아직 남아있어 선전이 기대된다.


이 대회에는 이른바 '빅5' 가운데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이상 미국), 어니 엘스, 레티프 구센(이상 남아공)이 출전하지 않는다.


그러나 세계랭킹 2위 비제이 싱(피지)이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고 개막전 메르세데스챔피언십을 3연패한 스튜어트 애플비(호주)를 비롯해 짐 퓨릭, 데이비드 톰스, 케니 페리, 스튜어트 싱크(이상 미국), 애덤 스콧(호주), 마이크 위어(캐나다) 등 강호들이 즐비해 우승 경쟁은 더없이 뜨겁다.


또 '슈퍼루키'로 주목받고 있는 라이언 무어(미국)와 아버지 제이 하스와 나란히 출전하는 빌 하스(미국), 그리고 재기에 나선 데이비드 듀발(미국)의 플레이도 눈길을 끌 전망이다.


이밖에 위창수(33.테일러메이드)도 출전한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