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28.토튼햄 핫스퍼)가 입단 계약서에 정식 사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입성 절차를 매듭짓고 본격적인 주전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일단 이영표의 주전 확보 전망은 밝은 편이다. 지난 3개월 간 이영표의 영입에 공을 들여 왔던 마틴 욜 토튼햄 감독은 "유럽 최고의 왼쪽 윙백"이라는 찬사로 기대를 드러냈고,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이영표가 에릭 에드만을 제치고 주전 왼쪽 풀백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는 등 영국 언론들도 대체로 이영표의 주전 확보에 긍정적이다. 현재 토튼햄의 윙백 자원은 스웨덴 국가대표 출신의 에릭 에드만(27)을 비롯해 캐나다 국가대표 폴 스탈테리(28), 아일랜드 21세 이하 대표팀 주장이었던 유망주 스테펜 켈리(22) 등이 있다. 이 중 이영표의 주 포지션인 왼쪽 윙백엔 에드만이, 오른쪽에선 스탈테리가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결국 이영표가 넘어서야 할 벽은 에드만이다. 지난해 7월 말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토튼햄으로 이적한 에드만은 바로 주전자리를 꿰차 2004-2005 시즌 프리미어리그 28경기(1득점), FA컵 2경기에 출전했다. 97년 스웨덴 헬싱보리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98년 자국 컵대회, 99년 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이후 이탈리아 토리노, 독일 칼스루헤 등을 거쳐 2001년부터 3시즌을 헤렌벤에서 뛰었다. 에드만은 비록 한경기에도 나서지 못했지만 지난 2002 한.일월드컵 본선 엔트리에도 포함됐고, 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에서는 팀이 치른 3경기에 모두 출전하는 등 스웨덴 국가대표팀에서도 기량을 인정받고 있는 선수다. 하지만 경험을 비롯해 오버래핑 등 공격적인 면에선 이영표가 에드만을 앞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에드만은 수비력에 비해 공격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게 흠이다. 지난해 11월 자크 상티니 감독의 뒤를 이어 토튼햄의 사령탑으로 부임, 최근 3년 계약연장에 합의한 욜 감독이 공격 축구를 즐긴다는 점은 에드만으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욜 감독은 지난 28일 첼시전에서 오른쪽 전문인 켈리를 에드만 대신 출전시켜 변화의 가능성을 테스트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스포츠사이트 스카이스포츠는 31일 "프랑스 1부리그 스타드 렌이 수비라인 강화를 위해 에릭 에드만을 영입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고 보도, 이영표의 주전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스카이스포츠는 "렌이 올 시즌 리그 5경기(1승4패)에서 무려 16실점(3득점)이나 해 이적 시한 종료 전까지 수비 보강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에드만과 함께 맨체스터 시티의 스토퍼 다비드 소메이유, 전 키에보(이탈리아) 소속의 수비수 존 멘사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이영표의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이 될 다음달 10일 리버풀전은 토튼햄의 주전 왼쪽 윙백이 누구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