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26ㆍ콜로라도 로키스)의 운명이 10분 만에 뒤바뀐 사연이 뒤늦게 밝혀졌다. 마이너리그행 소문이 끊이지 않던 김병현이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하는 기회를 잡기까지 10분 동안의 극적인 반전의 속사정이 소개된 것이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주간지 '스포츠위클리'는 9일(한국시간) 마이너리그행에서 메이저리그 선발 등판으로 10분만에 지옥에서 천국으로 뒤바뀐 김병현의 운명에 대한 뒷얘기를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당초 김병현은 지난 5일 마이너리그행을 통보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클린트 허들 감독은 그날 김병현을 불러들여 '더이상 메이저리그 불펜에 자리가 없으니 트리플A 콜로라도 스프링스로 내려가 훈련을 더 해서 피칭을 바로 잡든지, 아니면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선언하든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는 구단의 방침을 전달했다. 기어이 올 것이 오고야 만 것이다.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이자니 올라갈 기약이 없고,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선언하자니 불러줄 팀이 있을까 하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는 벼랑 끝이었다. 그러나 김병현이 자신의 거취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한 지 10분만에 '적시타'가 터졌다. 선발 투수 차콘이 햄스트링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오른 것이었다. 김병현의 행선지는 마이너리그행에서 곧바로 메이저리그 선발 등판으로 바뀌었다. 김병현은 8일 차콘을 대신해 선발로 나선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6이닝을 3안타 2실점으로 막아내며 위력을 발휘했다. 마이너리그행 소문도 꼬리를 감췄다. 김병현으로선 남은 선발 등판 기회를 활용, 입지를 더욱 단단히 굳히는 일만 남았다. (알링턴=연합뉴스) 김홍식 특파원 ka12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