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루키' 나상욱(20.케빈 나. 코오롱엘로드)이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8경기만에 `톱10' 고지를 밟았다. 나상욱은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미라솔골프장 선라이스코스(파72. 7천157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클래식(총상금 50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 3개를 뽑아 3언더파 69타를 쳤다. 4라운드 합계 9언더파 279타가 된 나상욱은 우승자 토드 해밀튼(미국.276타)에3타 뒤진 공동4위에 오르며 난생처음 억대(19만6천달러) 상금도 손에 넣었다. 특히 나상욱의 톱10 입상은 데뷔후 불과 8경기 만으로 풀시드 첫해인 2000년 22번째 대회만에 첫 톱10에 입상했던 `탱크'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보다훨씬 빠른 성과. 나상욱은 또 데뷔전을 포함, 첫 4개 대회에서 예선을 통과한 뒤 3개 대회째 계속된 컷오프 행진에 종지부를 찍으며 슬럼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지난 2, 3라운드에서 페이스에 제동이 걸리며 간신히 10위권을 지켰던 나상욱은마지막날 불꽃 아이언샷으로 우승권까지 접근하는 기염을 토했다. 나상욱은 드라이브샷 거리를 전날에 비해 10야드 가량 줄여 안전한 플레이를 폈음에도 드라이브샷 정확도는 50%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그린 적중률이 무려 89%에 이를 만큼 정교한 아이언샷을 휘두른 나상욱은 퍼트 수가 31개였지만 언더파 스코어를 냈다. 나상욱은 전반 2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을 핀 1.5m에 붙여 첫 버디를 낚았고 5번홀(파5)에서는 두번째 샷이 그린 왼쪽 벙커 턱에 걸리자 9번 아이언으로 굴리듯어프로치한 뒤 2m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다시 1타를 줄였다. 7번홀(파4)에서도 무난하게 버디를 추가, 전반에만 3타를 줄인 나상욱은 선두에2타 뒤진 3위권까지 치고 올라가며 우승권에 근접하는듯 했으나 후반 단 1타도 줄이지 못한 채 경기를 마쳐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10번홀(파4)에서는 가슴 높이의 페어웨이 벙커턱을 넘지 못해 위기를 맞았지만 6m짜리 긴 파퍼트로 만회하는 등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도 선보였다. 나상욱은 "오늘 아침 지인에게서 `할머니가 모자를 주는' 꿈을 샀다. 우승할 수도 있었는데 아쉽다"며 "6주 연속 강행군으로 피곤하다. 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주로 아시아에서 활동하며 일본에서만 6승을 거둔 뒤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투어에 입성한 `늦깎이 루키' 해밀튼(38)은 강력한 우승후보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277타)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첫 우승컵을 차지했다. 1∼3라운드 내내 60대 타수를 유지하며 선두를 달리던 해밀튼은 13번홀까지 4개의 보기를 쏟아내며 이날 3타를 줄인 뒤 일찌감치 경기를 마친 러브3세에게 우승컵을 양보하는 듯 했으나 막판 2개의 버디를 뽑아 전세를 역전시켰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