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일화가 2002-200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안정환이 활약한 시미즈 S-펄스(일본)를 꺾고 최종 4강 티켓을 눈앞에 뒀다. 성남은 12일 중국 다롄 인민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동부지역 8강 B조 풀리그 2차전에서 후반 43분 터진 김대의의 그림같은 결승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성남은 이로써 2승째를 기록, 승점 6으로 조 선두를 내달렸다. 성남은 오는 15일 홈팀인 다롄 스더(중국)전에서 최소한 무승부만 기록해도 자력으로 조 1위를 확정, 대회 4강에 오르지만 시미즈는 1무1패(승점 1)로 4강 희망이사라졌다. 성남으로서는 극적인 한판이었다. 김도훈과 샤샤, 김대의 등 '황금 트리오'가 최전방에 포진한 성남은 전반 공격에서 엇박자를 내며 완벽한 찬스를 엮어내지 못했고 오밀조밀한 시미즈의 수비도 좀체 뚫지 못했다. 전반 30분 신태용이 사각에서 날린 슛이 상대 골키퍼에 걸렸던 성남은 후반 전열 정비에 나섰으나 안정환의 한방에 코너에 몰렸다. 이날 활발한 움직임과 개인기로 성남 수비라인을 흔들던 안정환은 후반 8분 알렉스가 왼쪽 진영을 파고 들다 찔러준 것을 골지역 정면에서 받아 방향을 튼 뒤 수비수 2명 사이로 땅볼 슛, 골네트를 갈랐다. 전반 15분과 42분에도 위협적인 슛을 쏘았던 안정환은 제 몫을 다하며 이날 경기를 관전한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그러나 안정환의 선취골은 오히려 성남의 투지를 불렀다. 성남은 파상공세 중 후반 28분 샤샤가 상대 골지역에서 공중볼을 다투다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직접 침착하게 차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양팀은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으나 승리의 여신은 결국 성남의 손을 들어줬다. 윤정환이 43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올려준 센터링을 김대의가 트래핑해 떨군뒤 시저스킥, 골망을 출렁인 것. 김대의는 오소츠파(태국)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며 지난해 한국프로축구 최우수선수(MVP)의 위용을 유감없이 뽐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