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홀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28.미국)와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의 실력 차이는 예상보다 컸다. 둘 중 하나는 탈락해야 하는 '진검승부' 월드골프챔피언십 시리즈 액센츄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6백만달러) 32강전에서 최경주는 우즈에게 5&3(3홀 남기고 5홀차)의 일방적인 패배를 당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최경주는 28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라코스타리조트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2회전에서 드라이버샷이 페어웨이에 어김없이 떨어져 샷 감각은 대체로 괜찮았으나 퍼트가 난조를 보이며 우즈에게 맥없이 무너졌다. 최경주는 첫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다음 홀에서 보기를 기록,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우즈는 절정의 아이언샷을 내세워 최경주의 리듬을 급격히 무너뜨렸다. 4번홀(파4)에서 우즈는 세컨드샷을 홀 1.5m에 떨구며 버디를 낚아 첫 리드를 잡았다. 이어 5번홀(파3.2백11야드)에서 거의 홀인원에 가까운 버디를 잡아내며 최경주를 질리게 했다. 최경주는 몇 차례 추격의 기회를 놓쳤다. 6번홀(파4)에서 우즈가 러프에서 세컨드샷을 간신히 그린에 올리는 사이 2m 버디 퍼트가 홀을 스쳐 지나갔다. 9번홀(파4)에서는 3.5m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비켜갔다. 11번홀(파5)에서는 우즈가 롱아이언으로 2온에 성공한 반면 최경주는 페어웨이 메탈 세컨드샷이 그린 옆 벙커에 빠졌다. 잘 탈출해 버디 기회를 맞았으나 이를 놓치며 버디를 기록한 우즈와의 격차가 3홀차로 벌어졌다. 흔들린 최경주는 12번홀(파3.1백76야드)에서 보기를 해 4홀차로 몰렸다. 남은 홀을 다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15번홀(파4)에 들어선 최경주는 네번째 샷 만에 온그린하며 버디 퍼트를 기다리던 우즈에게 컨시드를 주며 패배를 인정했다. 최경주는 경기 후 "내가 못 쳐서 진 것보다 우즈가 잘 쳤다. 경기 도중 비가 왔지만 샷 감각은 좋았다. 퍼트가 힘들어서 따라잡기가 어려웠다. 우즈는 역시 세계 1위다웠다. 다음에 붙으면 꼭 이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필 미켈슨(32.미국)도 브래드 팩슨(42.미국)을 3&2로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데이비스 러브 3세(39.미국)는 전반 9홀에서 6홀을 빼앗기는 졸전 끝에 대런 클라크(35.아일랜드)에게 7&6로 패했다. 세계 랭킹 '톱10' 중 16강에 든 선수는 우즈와 미켈슨, 데이비드 톰스(36.미국) 등 3명에 불과해 매치플레이는 역시 '이변의 무대'임을 보여줬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