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부산아시안게임 개막 9일째 무더기 금메달을 수확하며 화려한 '골든데이'를 즐겼다. 중국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7일 부산과 경남 일원에서 계속된 제14회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육상에서 첫 금메달을 획득하고 정구는 전 종목을 석권하는등 메달레이스에서 쾌조의 페이스를 보였다. 볼링과 정구에서 3관왕 3명이 한꺼번에 탄생했고 역도와 당구는 고대했던 첫 금메달을 따낸 가운데 사격과 레슬링, 사이클에서는 2개씩의 금메달을 추가했다. 이날 하루만에 무려 15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은 금 47, 은 47, 동메달 52개를 기록해 3위 일본(금31, 은46, 동39)과의 간격을 더욱 벌리며 종합 2위 굳히기에돌입했다. 아시아 최강인 중국은 사격과 육상에서 금메달을 솎아내며 금97, 은45, 동37개로 독주를 계속했다. 한국의 `골든 데이'는 정구에서 전 종목 우승을 차지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3일 남녀 단체전을 휩쓸었던 한국은 남녀 단식 결승에서 김경한(달성군청)과 박영희(대구은행)가 각각 우승했고 남자 복식은 이원학(달성군청)-유영동(순천시청)조, 여자 복식은 김서운(수원시청)-장미화(안성시청)조가 정상을 차지했다. 혼합복식에서도 유영동-김서운이 1위를 차지해 한국은 아시안게임 최초로 7개전 종목을 석권하는 위업을 이룩했다. 취약 종목으로 꼽히는 육상에서는 이영선(정선군청)이 희망의 물꼬를 텄다. 방콕대회 우승자인 이영선은 여자 창던지기 결선에서 58m87의 한국신기록(종전58m17)을 수립하며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역도에서는 남자 85㎏급의 송종식(양구군청)이 마침내 금메달 갈증을 풀었다. 송종식은 합계 372.5㎏을 들어올려 이란의 파니즈반 랑게루디(367.5㎏)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볼링 여자 5인조 경기에서는 한국이 6게임 합계 6천272점으로 필리핀(6천95점),일본(6천86점)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 볼링의 간판 김수경(천안시청)은 개인전과 3인조에 이어 3번째 금메달을따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중 첫 3관왕이 됐다. 레슬링, 사이클, 사격에서도 잇따라 승전고가 울렸다. 한국은 레슬링 자유형 첫 날 경기에서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문의제(삼성생명)가 84㎏급 결승에서 연장 접전끝에 쿠루글리예프 마고메드(카자흐스탄)를 3-2로 꺾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앞서 66㎏급 결승에서는 백진국(삼성생명)이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다비르 알리레자(이란)를 3-1로 제압하고 감격적인 금메달을 굴렸으며 여자 자유형 55㎏급에서는 이나래(평창군청)가 값진 은메달을 땄다. 한국선수끼리 맞붙은 당구 캐롬3쿠션 결승에서는 국내 톱랭커인 황득희(경기지부)가 미국에서 활동중인 이상천을 50-24로 꺾고 당구 부분 첫 한국인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사이클은 간판 조호성(서울시청)과 김용미(삼양사)가 남녀 포인트레이스를 동시에 석권하며 금메달을 보탰다. 다음 달 결혼 예정인 김용미는 개인도로경기 1위에 이어 2관왕이 됐다. 막바지로 접어든 사격에서는 남북한 선수들이 나란히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손혜경-김연희-곽유현은 여자 스키트 단체전에서 중국을 제쳤고 북한의 '간판저격수' 김정수는 남자 25m 센터파이어 권총에서 금메달을 추가했다. 손혜경은 여자 스키트 개인에서도 1위를 기록해 두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믿었던 테니스와 볼링에서는 각각 일본에 금메달을 내주며 아쉽게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전략 종목인 구기에서도 선전이 계속됐다. 탁구 남자복식은 만리장성을 뚫고 김택수(담배인삼공사)-오상은(상무)조와 이철승-유승민(이상 삼성카드)조가 나란히 결승에 올라 금,은메달을 확보했고 여자복식은 이은실(삼성카드)-석은미(현대백화점)조가 결승에 진출했다. 이밖에 남자배구는 이란을 3-0으로 꺾고 4강에 올랐고 여자핸드볼은 예선리그에서 북한을 34-24로 제압하고 3연승을 달렸다. 또 여자하키는 인도를 5-0으로 완파했다. 한편 이날 부경대 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역도 75㎏급에서 중국의 순루이핑은 인상과 용상, 합계에서 세계신기록 5개를 수립하며 정상에 올랐다. (부산=연합뉴스)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