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반여동에 위치한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는 44개국에서 모여든 참가선수들의 다양한 행태가 화제가 되고 있다. '따뜻한 남쪽나라' 인도의 선수와 임원진들은 부산의 가을 날씨가 춥다며 인근 상점에서 겉옷을 구입해 입고 있다. 반면 위도상 북쪽에 위치한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은 방안이 더워 땀이 난다며 선풍기를 사용해 대조를 이룬다. 선수촌 안내센터의 한미경씨는 "인도와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이 한국 날씨에 대해 너무 상반되는 반응을 나타내 웃음이 나왔다"고 말했다. 일부 중동국가의 선수들은 다혈질적이고 예의가 없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산유국으로 국민소득이 높은 한 중동국가의 선수는 최근 선수촌의 커튼 디자인과 재질이 수준 이하라며 뜯어버려 변상을 해야 될 처지다. 또 다른 중동국가의 선수들은 당구장에서 차례를 기다리다 서로 주먹다짐 일보직전까지 가는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중동국가 선수들은 버럭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당황스럽다"며 어려움을 털어놨다. 일본 선수단은 항상 미소와 인사를 잊지 않아 선수촌 관계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이들은 말끝마다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고개를 숙여 자원봉사자들이 오히려 미안해할 정도다. 북한 선수단은 조용히 숙소생활을 잘 하고 있지만 서구화된 선수촌 음식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저녁 식사 때면 고추장을 요구해 이채를 띠고 있다. 각국 취재진들이 모여 있는 프레스센터에서도 기자들의 옷차림은 반팔 티셔츠에서부터 두꺼운 점퍼차림까지 다양하다. 프레스센터 운영요원 이성환씨(32)는 "외국 취재진이 주로 모여 있는 3층 메인미디어룸의 경우 너무 춥다는 얘기가 있어 에어컨을 끄면 이내 다른 사람들이 찾아와 실내가 덥다고 항의하는 일이 하루에도 몇번씩 벌어진다"고 말했다. 부산=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