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슬로베니아-파라과이 경기가 열리는 12일 오후 제주월드컵경기장은 슬로베니아 응원단인 `그린 드래곤'의 활기찬 장외 응원이 곳곳에서 펼쳐져 분위기를 압도했다. 경기 시작 3시간전부터 10-20여명씩 페이스 페인팅을 하고 무리지어 나타난 이들은 슬로베니아 최고봉(峰)인 트리글라브(2,864m)를 형상화한 닭벼슬 모양의 연두색 모자를 눌러쓰고 파라과이전에서 승리를 염원하는 구호를 외쳤다. 또 몇몇 응원단은 벌거벗은 상체에 '대한민국 좋은 나라/감사합니다/안뇽!'이라는 한글을 페인팅 해 아쉬운 작별의 날이 다가왔음을 내비쳤고, 일부는 한국의 '붉은 악마'응원단이 외치는 '대 한 민 국'을 연호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 응원단원은 '예선 탈락이 이미 확정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인구 189만의 슬로베니아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 만으로도 자랑스럽다"며 "오늘 경기의 승패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으며 제주의 월드컵 분위기를 마음껏 즐기겠다"고 말했다. 0...슬로베니아-파라과이의 제주경기는 1만여장의 입장권이 남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장 판매소 주변에 5-6명의 암표상들이 진을 쳤으나, 판매가격이 크게 하락 울상을 지었다. 국외 여행업체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해 대량 매입했다가 모객 실패함에 따라 나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날 암표가격은 19만2천원짜리 1등석이 3만원, 2등석(12만8천원)과 3등석(7만6천800원)은 2만원-5천원까지 거래됐다. 여행사 직원이라는 한 암표상은 "입장권 1천여장을 구입했으나 400여장을 소화시키지 못해 조금이라도 손실을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헐값에 팔고 있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0...제주경기장 주변과 진입도로는 차량 자율 2부제가 시행된데다, 300여명의 교통요원들의 자원봉사에 나서며 아무런 혼잡없이 원활한 교통흐름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제주월드컵 경기장 4만여석을 가득 메웠던 한국-잉글랜드의 평가전과 중국-브라질전도 무난히 치른 경험이 있다"며 "슬로베니아-파라과이전은 이보다 훨씬 인파가 적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서귀포=연합뉴스) 김승범기자 ks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