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수 있는 게임이었는데 아쉽다.하지만 역사적 승점 1점에 만족하자" 일본은 4일 저녁 벌어진 월드컵 조별 예선리그 첫 경기인 벨기에전에서 기대이상의 `선전'하고도 무승부를 기록한데 대해 이처럼 진한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월드컵 출전 2번만에 첫 승점을 기록한 `절반의 성공'에 만족감을 표시하는 분위기이다. 일본열도는 이날 후반 45분동안 벌어진 실점-동점-역전-재동점으로 이어지는 숨막히고 긴박한 경기에 울고, 웃고, 또 울었다. 일본 공중파에서 유일하게 이날 경기를 생중계한 NHK 캐스터는 실점 때는 목소리가 쥐죽은 듯했다가 동점과 역전골이 터질때는 목이 메어져라 `동점', `실점'을 외쳤고, 일본의 서포터들은 `니뽄, 니뽄'을 연호했다. 특히 일본은 후반 40분께 이나모토 준이치가 상대편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골을 성공시켰을 때 반칙 휘슬이 나온 것에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본은 이번 월드컵 본선전 치러진 A매치에서 잇따라 큰 점수차이로 패배한데다, 오노 신지 등의 부상으로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던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날 경기는 패하지 않은 것만으로 일본이 충분히 기뻐할 만한 일이었다.필립 트루시에 감독은 경기후 가진 인터뷰에서 "역사적인 일이다. 경기내용이 좋았고 좋은 경험을 했다고 본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NHK 해설위원인 오카다 다케시 전 프랑스 월드컵 일본대표팀 감독은 "첫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데 잘한 경기였다"며 "그러나 앞으로도 어려운 싸움이 계속된다"고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이날 일본의 언론들은 일본이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선취점을 벨기에에게 빼앗긴뒤 동점으로 따라붙고 역전을 이끌어낸 `투지'를 높이 샀다. 이나모토의 역전골이 들어갔을 때는 "일본 월드컵 출전사상 게임중에 첫 리드를 기록하고 있다"는 NHK 캐스터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일본 쓰리백 수비의 핵임 모리오카 류조가 후반 다리부상으로 교체됨으로써 수비의 구멍이 뚫려 결국 재동점골을 내준데 대해 일본의 축구팬들은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사이타마 경기장에는 저녁 6시 경기시작에 앞서 관객들과 서포터들이 일찌감치 몰려들어 "니뽄, 니뽄"을 외치며 결전을 맞는 일본 대표팀을 열렬히 응원했다. 또 도쿄의 국립경기장, 요코하마 경기장, 삿포로 실내체육관 등 전국 각지에는 표를 구하지 못한 서포터들이 대형 멀티비전을 통해 경기상황을 지켜보며 일본 대표팀의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일본 대표팀에 성원을 보냈다. 일본의 민방들도 이날 오전과 오후 버라이어티 뉴스프로그램 시간에 일본의 첫결전을 성원하는 일본 열도의 반응을 잇따라 내보내는 등 이날 하루동안 일본열도는 월드컵 열기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요코하마=연합뉴스)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