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32)의 역사적 PGA 투어 대회 우승에는 국내외 후원자들의 도움이 밑거름이 됐다. 우선 93년 데뷔 때부터 최경주를 '계약프로'로 삼아 연봉과 의류 등을 지원한골프의류전문업체 슈페리어가 손꼽힌다. 연간 매출액 1천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종업원 300여명의 중소기업 슈페리어는IMF 파동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최경주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에 보답하듯 최경주는 비공식 모임에서도 반드시 슈페리어 옷을 입었고 PGA투어 멤버로 자리 잡은 올해초 비교적 적은 돈을 받고 재계약에 응했다. 최경주에게 연습 장소를 제공한 경기도 용인 88골프장도 최경주의 신화 창조에한몫 거들었다. 공기업으로서 제한이 있는데도 88골프장은 최경주에게 과장 대우를 해주며 마음껏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이들이 미국 진출 이전 최경주에게 토양을 제공했다면 PGA에서의 성공은 캐디스티브 언더우드와 매니지먼트 업체 IMG, 그리고 세계적 교습가 필 리츤을 들 수 있다. 리츤에게 간결한 스윙을 배운 최경주는 여러명의 캐디를 바꾼 끝에 만난 언더우드의 조력으로 기량이 만개했다. IMG는 언어와 관습이 전혀 다른 미국 생활에서 최경주가 별다른 장애없이 투어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 퀄리파잉스쿨 응시 때 플로리다 잭슨빌 집에 최경주를 기거하도록 해주고 클럽등을 지원한 전신양행 하정희 사장도 최경주에게는 잊을 수 없는 은인. 그러나 최경주의 가장 큰 후원자는 역시 부인 김현정씨. 아내 역할 뿐 아니라 한국 취재진을 상대로 일일이 최경주의 동정을 전하는 등매니저 역할까지 겸한 김현정씨의 내조는 헌신적이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