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포항 스틸러스)의 축구대표팀 합류를 놓고최순호 포항감독과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이 벌이는 신경전(?)이 치열하다. 지난 5월 컨페드컵 대표팀에서 제외됐다가 8월 유럽전훈때 재합류한 이후 줄곧 '히딩크호'에 남아 있는 이동국의 대표발탁에 대해 최순호 감독과 히딩크 감독이 완전히 상반된 의견을 보이고 있는 것. 우선 최순호 감독은 이동국의 대표팀 차출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24일 수원전을 앞두고 최순호 감독은 "동국이는 현재 기량의 70%밖에 발휘할 수 없는 상태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못해서 수비수 한 명도 스스로 제치기 힘든 상황"이라며 냉정하게 선수의 상태를 진단했다. 최감독은 이어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몸상태인 이동국을 당장 대표팀에 차출시키기 보다는 팀에서 데리고 있으면서 집중적으로 조련하고 싶다"며 "이같은 의사를 수차례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히딩크 감독은 어찌됐던 이동국을 계속 기용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이날 히딩크 감독은 최순호 감독의 이같은 견해에 대해 "대표팀에서 활약할 선수라면 언제든 100%의 몸상태를 유지해야 하는게 당연하다"고 전제한 뒤 "이동국은 세계적인 강팀과 맞붙어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동국의 최근 플레이에 대해 "몇가지 보완해야 할 기술이 있긴 하지만 그는 열심히 하고 있으며, 최전방 깊숙한 위치에서 위협적일 수 있는 선수다"며 "그를 특별히 훈련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두 감독의 견해는 다르지만 이동국의 능력에 대해 양측 모두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다는 것 만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 이동국은 자신을 둘러싼 신경전을 인식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날 수원전에서 전반 승세에 쐐기를 박는 헤딩골을 잡아낸 것은 물론 올들어 가장 활발하고 위협적인 몸놀림으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독일에서 돌아온 이후 국내리그와 대표팀에서의 부진, 최근 불거진 병역문제 등으로 마음고생이 심한 이동국이 두 감독의 지극한(?) 관심속에 '라이언 킹'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