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세계남자프로골프 세번째 "메이저 왕관"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골퍼들의 이목이 집중된 제130회 브리티시오픈은 "타이거 우즈 대 그밖의 선수들"로 우승후보 전망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세계 각지에서 모인 1백56명의 정상급 골퍼들이 19일오후(한국시간) 차례차례 티샷을 날렸다. 3명이 한 조를 이룬 선수들은 오후3시부터 11분 간격으로 티잉그라운드에 올랐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우즈는 오후 5시10분 아르헨티나의 간판선수 앙헬 카브레라,토머스 레벳과 함께 1번홀(파3) 티잉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즈는 "대회 2년연속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의식한듯 초반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날 선수들은 예상대로 코스 곳곳에 도사린 "항아리 벙커"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모습이었다. 티샷이든 어프로치샷이든 조금이라도 빗나가면 벙커에 빠지기 일쑤였고 벙커행은 곧 "1타 손실"을 의미하는 것과 같아서 첫날 스코어는 비교적 좋지 않았다. 더욱 인근 대서양에서 바람까지 불어와 선수들은 "벙커.바람.자신과의 싸움"으로 3중고를 겪는 모습이었다. O.브리티시오픈에서 두번 우승했던 그레그 노먼(46.호주)이 올해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노먼은 19일(한국시간) 미국에 있는 친구가 사망했다는 급작스런 소식을 접한뒤 불참의사를 통보했다. 노먼은 "2년연속 불참하게 돼 아쉽지만 나에게는 가족과 친구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폴 에이징거,할 서튼,리 잰슨,커크 트리플릿,노타 비게이와 일본의 이자와 도시미쓰도 불참의사를 전해왔다. O.게리 플레이어(65.남아공)가 미 캘러웨이사의 "ERC" 드라이버를 사용한데 대해 미국골프협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발끈했다. 미국골프협회는 자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ERC드라이버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나 브리티시오픈을 개최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는 용인하고 있다. 올해가 마지막 브리티시오픈 출전인 플레이어는 "30야드 더 나가는 것도 불법이냐"며 화를 낸 뒤 "자기가 좋아하는 클럽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두 협회의 이같은 견해 차이 때문에 미국PGA투어에서 불법으로 간주돼온 "신무기"들이 이번 브리티시오픈에서는 대거 모습을 드러내 "불법무기 전시장"을 연상케 하고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