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경주 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관광학회(회장 손대현 한양대교수)
와 한국관광협회(회장 장철희)공동주최 세미나는 거창한 구호만 있고 속빈
강정인 "한국관광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낸 행사였다.

주제는 시의적절하고 참가자들의 열의도 뜨거웠으나 주최측이 세미나
내용면에서나 진행면에서 준비가 부족한데다 성의마저 부족,허울뿐인
대회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세미나의 주제는 "21세기 세계화시대를 맞아 한국관광산업의 준비와
전망".

2000년을 앞두고 급변하는 관광환경변화에 맞춰 "한국관광산업"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 주제는 관계는 물론 산학이 같이
고민하고 풀어야할 과제로 논의가치가 충분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실제 세미나에서는 한 참석자의 지적처럼 실현성이 거의
없고 대부분 이미 알려져 있는 추상적이고 진부한 대책이나 의견들이
개진됐을뿐이다.

관광산업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든지,관광담당 정부기구를
격상시켜야 한다든지 하는 "원론"적인 것들이었다.

이 자리에서 논의의 핵심은 결국 학계와 업계관계자들이 정부(서정배
문화체육부관광국장)를 주로 성토하는 것으로 집약됐다.

정부가 강력한 관광드라이브정책을 펴지 못하고 업계의 어려운곳을
재빠르게 해결해 주지 못한다고 평소 불만을 가져왔던 업계사람들의
"화풀이의 장"으로 변한 느낌이었다.

세미나가 이같은 방향으로 진행된 것은 주최측이 관광학회의 세미나를
"관광관계자들의 만남"정도에 의미를 두고 그"질"을 소홀히 하는 안이한
발상에서 빚어진 결과라는 지적이다.

참석자들은 주최측이 사전에 한국관광이 지향해야 될 방향에 대하여
주제발표자의 의견을 조율하고 이에따라 정부와 업계및 학계가 해야할
과제들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각론"으로 제시,건전한 토론을 유도했어야
했었다고 이날 세미나를 비판했다.

< 노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