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재판 증인 속기록 SNS 게시에 재차 항의
변호인 "재판서 이재명 거론한 건 검찰…경위 몰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뇌물사건 재판 속기록을 SNS에 게시한 것을 두고 검찰이 "재판 기록 유출에 대해 엄중히 경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재차 요구했다.

검찰 "이재명 공천 영향력 막강…속기록 공개에 증인 위축 우려"
24일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23차 공판에서 검찰은 "검찰이 채택한 증인의 재판 속기록이 외부로 유출돼 사적인 목적으로 사용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가짜뉴스 생산과정'이라는 제목으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쌍방울 비서실장의 공개 법정 증언과 증언 보도 너무 다르다"며 김 전 회장의 비서실장이었던 A씨의 1월 27일 증인신문 조서 사진을 첨부했다.

조서에는 "언론에서 비서실장이 김 전 회장과 이재명 지사가 가까운 사이(라고 했다)고 해서 제가 곤혹스럽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다수의 언론 매체는 1월 17일 이 전 부지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A씨의 검찰 조서 내용을 토대로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이 가까운 사이였다는 의혹을 보도했으나, A씨가 "회사에서 들은 내용"이라고 해명하면서 의혹은 사그라들었다.

검찰은 "저희가 우려하는 부분은 이재명 대표가 증인의 신문 조서 내용을 하나하나 입수해서 볼 수 있다는 것이고,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증인들이 증언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조서가 낱낱이 공개돼 (증언이) 검증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앞으로 증인들을 법정에 불러오기 힘들뿐더러 나온다고 해도 증언은 위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전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이 대표가 대선에 출마했을 당시 캠프에 소속됐던 분이고 이재강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의정부 지역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당연히 공천과정에서 이 대표의 영향력이 막강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 21일 진행된 22차 공판에서도 이 대표의 SNS를 거론하며 "증인신문 조서는 재판부와 검찰, (사건 관련) 변호인만 열람이 가능하다"며 "증인신문 조서가 제삼자에게 어떻게 유출됐는지 재판부가 확인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자신의 SNS 게시글이 논란이 되자 이를 삭제했다.

검찰 "이재명 공천 영향력 막강…속기록 공개에 증인 위축 우려"
이 전 부지사의 뇌물사건 변론을 맡은 서민석 변호사는 이날 "우리 법무법인은 조서를 민주당에 전달하지 않았다"며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지사 수사 과정에 입회한 변호인에게는 조서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및 외화 밀반출에 관여한 혐의(외국환거래법)에 대해서는 현근택 변호사 등이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다.

서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열람 등사한 서류(유출)에 대해서만 처벌 조항이 있고, 법원의 서류에 대한 별도 처벌 조항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종석 전 장관이나 이재강 전 부지사는 민주당과 관련해 증언한 게 아니라 이 사건 관련자들로서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에게 어떻게 재판 기록이 전달됐는지 알지 못하지만, 저희 쪽도 굉장히 불쾌하고 송구스럽다"면서도 "가능하면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지만, 이 대표를 거론한 것은 검찰"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에 "지난 기일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재판 속기록이 재판 외 용도로 사용된다면 검찰의 지적처럼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변호인이 말한 것 이상으로 (유출 경위를)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혹시나 다른 부적절한 경위로 유출된 상황이 있는지 확인 부탁드린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