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커뮤니티서 실시간 지역 날씨 정보 공유…기상청 초단기 강수 예보 인기
기상·지하철·도로정보 직접 찾는 디지털 노마드…"상황 전달 시스템 필요"
[집중호우] 동네마다 다른 강수량…날씨 정보도 품앗이
"강남구 멀쩡합니다.

" "면목동 비구름 몰려있어요.

" "여의도는 어떤가요?"
서울 지역 호우가 잦아든 11일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에서 댓글을 달며 실시간 날씨 정보를 공유했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인천·경기북부 예상 강수량을 5㎜ 내외로 예보했지만, 지난 며칠 계속된 집중호우에 놀란 시민들은 다시 폭우가 퍼붓지 않을까 걱정하며 하늘 상태를 시시각각 살폈다.

중부지방 집중호우가 있었던 이달 8일 저녁∼9일 새벽에도 마찬가지였다.

9일 오전 0시 40분께, 한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은 조회 수가 4만여 회에 달하고 댓글이 500여개 달렸다.

누리꾼들은 이 글에서 "경기도 분당 엄청 쏟아짐", "관악구는 잠시 소강 상태", "동작구 잠잠해짐" 등의 댓글을 달았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특별페이지 '#호우'를 운영하고 있다.

자신이 있는 곳의 기상 상황을 누리꾼들과 공유하는 '제보톡'은 이날 오전까지 메시지가 약 10만건이 쌓였다.

[집중호우] 동네마다 다른 강수량…날씨 정보도 품앗이
비구름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상청 영상·일기도도 인기다.

직장인 김정현(33)씨는 8일 폭우 이후 시시때때로 기상청 날씨누리 홈페이지에서 초단기 강수 예측 등 레이더 영상을 찾아본다.

김씨는 "폭우가 쏟아져서 기상청 홈페이지 레이더를 보면 실제로 우리 구 강수량이 보라색(시간당 60∼80㎜ 수준)으로 칠해져 있다"며 "꽤 정확한 것 같아서 외출하기 전에도 애용한다"고 말했다.

1년 차 직장인 김모(24)씨도 "월요일(8일) 퇴근길 회사에서 역으로 가는 그 짧은 거리에서 인생 최대량의 비를 맞고는 충격받았는데 30분 만에 뚝 그쳤다"며 "시간만 잘 맞춰 나갔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었는데 실시간 예보가 있다는 걸 알게 돼 챙겨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도 날씨에 예민한 편이라 잘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이 '디지털 노마드'처럼 날씨 정보를 찾아다니거나 실시간·초단기 예보만 골라보는 데엔 기상청 날씨 예보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다.

특히 이번 집중호우는 정체정선의 영향을 받는데, 언제 어디에 비가 올지는 이동하는 비구름대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

또 비구름대가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폭이 좁아 지역별로 강수량도 크게 차이가 난다.

접근성도 어려운 편이다.

기상청 날씨누리는 누리꾼이 직접 홈페이지 주소를 찾아 들어가야 하고, 기상 악화에 따른 지하철·도로 통제는 서울교통정보시스템(TOPIS·토피스)나 서울교통공사 트위터, 또타지하철 앱 등에서 확인해야 한다.

정상만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원장은 "상황 전달 시스템이 제대로 안 갖춰진 게 문제"라며 "정보 전달은 재난대응의 기본인데 지금은 시민들이 일일이 앱이나 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