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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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국군 장병들이 '현역 군인' 인증 릴레이를 벌였다. 이들은 한 여고생이 국군 장병을 조롱하는 내용의 위문편지를 보내면서 발생한 논란을 비판하면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2일 '현역 군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전역이 392일 남은 일병이라고 밝힌 작성자 A 씨는 "아침부터 기분 X같이 하루를 시작하게 해줘 고맙다"며 "그럼 남은 눈 치우러 가보겠다"라고 적었다.

한 육군 장교도 이날 똑같은 제목의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며 릴레이에 동참했다.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는 B 씨는 "3차 백신을 맞고 쉬고 있었는데 위문편지 얘기로 떠들썩하다"며 "22사단 월북사건 이후 경계 근무를 강화한다고 훈련 상황이 너무 많고 심지어 근무까지 서는 부대 용사들에게 정말 힘든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간부로서 병사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고생했다', '힘내자' 같은 말뿐인데 저런 위문편지를 제 병사들이 받았다고 생각하니 정말 어이가 없고 화가 난다"면서 "저도 군대에서 비전을 찾기는 힘들 것 같아 단기로 전역할 생각이지만 그래도 복무하고 있는 순간만큼은 최선을 다하고 있었는데 힘이 쫙 빠진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이 글을 보는 군인분들 모두 힘내시라"며 "군인을 존중해주는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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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 여고생은 지난달 30일 작성한 위문편지로 인해 공분을 샀다. 자신을 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밝힌 이 학생은 위문편지에 "군 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라며 "저도 이제 고3인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님은 열심히 하세요"라고 했다.

이어 "군대에서 노래도 부르잖아요. 사나이로 태어나서 어쩌고"라고 적었다가 지운 뒤 "그러니까 파이팅.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라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날 '여자고등학교에서 강요하는 위문편지 금해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위문편지 주의점에 '개인정보 노출하면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음'이라 적혀있다. 편지 쓴 학생에게 어떤 위해가 가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편지를 써야 한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