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군 복무 중 받은 위문편지'라는 제목으로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 씨는 친구가 받은 위문편지라며 사진을 게재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작성된 편지에서 B 여고 2학년이라고 밝힌 이는 "군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라고 썼다.
이어 "저도 이제 고3인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님은 열심히 하세요"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군대에서 노래도 부르잖아요. 사나이로 태어나서 어쩌구"라고 썼다가 지우기도 했다.
이 여고생은 "그러니까 파이팅.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라고 덧붙였다.
A 씨는 "대부분 다 예쁜 편지지에 좋은 말 받았는데 친구가 혼자 저런 편지 받아서 의욕도 떨어지고 너무 속상하다고 한다"며 "차라리 쓰지 말지 너무해"라고 했다.
온라인 상 공개된 또 다른 위문편지에는 "아름다운 계절이니 군대에서 비누는 줍지 마시고 편안한 하루가 되길 바란다"며 "이 편지를 받는 분께 죄송하지만 집 가고 싶은 마음은 똑같을 것"이라고 쓰여있다. 해당 편지가 온라인상 일파만파 확산되자 B 여고의 다른 학생이 당시 상황을 해명하기도 했다. 이 학생은 "위문편지에 반발이 심했는데 학교에서 가이드 주며 시켰다. 애들이 반발한다고 단체로 저런 편지를 쓴 것"이라고 했다. 또 위문편지 작성이 봉사시간에 영향을 미쳐 학생별로 두 장씩 억지로 썼다고 주장했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여자고등학교에서 강요하는 위문편지 금해달라"는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위문편지 주의점에 '개인정보 노출시키면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음'이라 적혀있다. 편지 쓴 학생에게 어떤 위해가 가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편지를 써야 한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