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확보한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물량이 16만2000명분에서 30만 명분 이상으로 확대된다. 여기에 미국 머크(MSD)사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구매계약물량(24만2000명분)을 더하면 우리 손에 넘어오는 알약 치료제는 모두 54만 명분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4일 “정부는 화이자와 30만 명분이 넘는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구매 협의를 진행해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전날 발표한 팍스로비드 구매물량(16만2000명분)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팍스로비드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중 최초로 지난 2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약에 대한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다음주 결정할 계획이다.

FDA는 23일(현지시간) 몰누피라비르에 대해서도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대상은 경증과 보통 수준의 코로나19를 앓는 환자 가운데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는 성인이다. 하지만 고위험군 감염자의 입원 및 사망률을 낮추는 중증 예방률(30%)이 팍스로비드(90%)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데다 부작용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나 실제 쓰임새는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FDA는 이런 점을 들어 다른 치료제 대안이 없거나 의학적으로 적합한 경우에 한해 몰누피라비르를 사용하도록 했고, 18세 미만 환자에게는 아예 처방을 금지했다.

정부는 이들 먹는 치료제가 국내에 들어오면 재택환자에게 주로 배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 등에서 치료받는 환자에 대해선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한 셀트리온의 ‘렉키로나’ 등 정맥주사제를 주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확산세는 주춤해진 모양새다. 지난 주말부터 시작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와 고령층의 ‘부스터샷’(추가접종) 접종률이 높아진 영향이다. 전날 신규 확진자는 6233명으로 전주(7434명)보다 1201명 줄었다. 다만 10여 일 전 확진자가 폭증했던 여파로 전날 위중증 환자 수는 1084명으로 최다 기록을 다시 썼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환자 발생 수는 다소 정체 국면”이라며 “거리두기 연장 여부는 다음주 상황을 보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