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처리 가능 30만건인데 600만건까지 예약대기…"대상자 아니면 접속 자제" 당부
"비행기 모드 등 우회로 차단…오류 더 빨리 인지·대응할 것"
53∼54세 접종 대상자 150만명인데…접속요청 한때 1천만건 몰려(종합)
만 53∼54세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이뤄진 19일 오후 예약 시스템에는 접종 대상자의 4배에 달하는 600만명이 동시에 몰려 접속이 한참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전예약이 시작된 직후에는 1천만건에 달하는 접속 요청이 발생하기도 했다.

방역당국은 당초 예상했던 수치를 훨씬 뛰어넘는 접속자가 몰리면서 서버에 장애가 발생했다며 예약 대상자가 아닌 이들은 예약 시간 직후 사전예약 누리집 접속을 가급적 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 "서버 용량 뛰어넘는 접속 쏠려 오류…접속자 수 비현실적 많아"
정우진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시스템관리팀장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어제는 약 600만명의 예약 대기자가 발생했다"며 "오후 8시에 (서버가) 개통되고 난 뒤 발생한 (접속) 요청 건수는 약 1천만건 정도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53∼54세 접종 대상자가 총 150만5천74명인 점을 고려하면 예약 대기자가 약 4배에 달하는 셈이다.

이 수치는 최근 진행된 다른 대상군의 사전예약 때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일례로 만 55∼59세 대상 사전예약이 시작된 지난 12일에는 약 100만∼120만명, 이들에 대한 예약이 재개된 14일에는 약 300만∼320만명의 대기자가 있었다.

정 팀장은 이 같은 과다 접속 현상에 대해 "어떤 이유에서 대기자 수가 많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분석 또는 자문을 진행하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발표해 드릴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스템에 동시에 접속해 처리할 수 있는 양은 약 30만건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며 "접속자가 쏠려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네이버 클라우드 측에 대응을 맡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제 예약상황 같은 경우는 접속 대기자 수와 예상 대기 시간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많이 표출됐다"며 "오후 10시에 예약이 재개된 후 2시간 내지 3시간의 접속 쏠림 현상이 해소된 뒤에는 원활히 접속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 "사전예약 대상자께서는 개통 직후의 시간대를 피해 예약하여 주시라"며 "오늘 사전예약 대상자가 아니신 분들은 개통 직후 시간대에는 누리집 접속을 가급적 피해 대상자분들께서 원활하게 예약할 수 있도록 협조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53∼54세 접종 대상자 150만명인데…접속요청 한때 1천만건 몰려(종합)
◇ 예약시작 시간 늦췄지만 또 지연…"대기 화면, 서버 다운 방지 장치"
앞서 53∼54세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시작된 전날 오후 8시께부터 접속이 지연돼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당국은 한 번에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50대 연령층의 예약 일정을 세분화하고 전날 4시간 동안 누리집 이용을 차단한 채 사전 점검을 하고, 사전예약 누리집의 기능 일부를 클라우드 서버로 이관했다.

그러나 결국 접종 대상 인원보다 훨씬 많은 접속량이 발생해 접속 지연 사태가 반복됐다.

지난 14일 55∼59세 대상 사전예약 당시와 비슷한 문제가 되풀이된 것이다.

정 팀장은 "기능 이관은 초기 접속자 수를 최대한 분산시키려 한 조처"라면서 "다만 오후 8시 개통 직후에 클라우드 서버 4대의 용량보다 당초 예상 대비 너무 많은 접속자가 쏠리면서 교착 상태가 발생한 것이 문제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접속자 쏠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8시 40분께부터 오후 10시까지 클라우드 서버를 10대로 늘리는 긴급 증설 작업을 진행한 뒤 사전예약을 재개했다.

하지만 오후 10시를 넘겨서도 접속 지연 현상은 어느 정도 지속됐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누리집에서 '사전예약 바로가기' 버튼을 눌렀을 때 '서비스 접속 대기 중입니다'는 팝업창과 함께 표시된 예상 대기 시간은 오후 10시 45분께 '89시간 12분 31초'였다.

추진단은 전날 "'접속대기' 화면은 접속하려는 사람이 다수일 경우 표출되는 화면으로, 정상적으로 동작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한 바 있다.

'접속 대기 상태가 수 시간 동안 이어지는 것이 정상 작동이라는 말인지, 앞으로 사전예약 개시 때마다 접속자들은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지'에 대한 질의에 정 팀장은 "예약 대기 화면이 뜨는 현상은 서버나 네트워크의 부하가 어느 정도 해소됐을 때 먼저 들어온 접속자를 소화하는 체계"라며 "서버 자체가 다운되는 현상을 최대한 미리 방지하려는 조처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53∼54세 접종 대상자 150만명인데…접속요청 한때 1천만건 몰려(종합)
◇ "비행기 모드 등 우회로 차단…코딩 오류, 대단히 송구"
한편 전날 공식 사전예약 누리집의 접속 장애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컴퓨터 시스템 시간을 임의로 조정하거나 휴대전화의 '비행기 모드'를 사용하는 등 비공식 우회로를 이용하면 대기열을 뚫고 단번에 예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커뮤니티 등에 잇따라 올라왔다.

정 팀장은 관련 질의에 "그런 (우회) 방법들은 저희가 최대한 찾아서 조치 중이다"며 "비행기 모드 같은 경우는 예약 진행 중간에 조치했고, 그 이외에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으나 넷퍼넬이라는 다중접속제어 기관과 협의를 통해 이런 우회 접속 유형과 원인을 분석하고, 최대한 오늘 오후 8시(50∼52세 사전예약이 시작하는 시기)에 반영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3시께부터 9시께까지 약 6시간 동안 접종 대상자인 53∼54세가 시스템에서 예약 절차를 밟으려 해도 현재 시간 입력과 관련한 코딩 오류로 진행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정 팀장은 전날 시스템 점검에서 이런 오류를 찾지 못했냐는 질의에 "예약대상자 일정과 방법 등이 매번 예약 때마다 조금씩 바뀌다 보니까 그 시스템 코드들을 정교하게 확인 못한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번 오류들은 저희가 빠르게 인지하지 못했다.

계속 SNS도 파악하고 서버를 모니터링하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이런 오류를 좀 더 빨리 인지하고 대응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한편 오류를 토대로 저희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또 다른 발생 가능한 오류가 있는지 다시 한번 챙겨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53∼54세 접종 대상자 150만명인데…접속요청 한때 1천만건 몰려(종합)
◇ "예약 때 네이버·카카오 써도 서버 부하 해소 안 될 듯"
추진단은 네이버나 카카오 등을 통해 예약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효용이 크지 않고, 개인정보 관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정 팀장은 "네이버나 카카오를 통해 접수를 하더라도 예약 관련 정보의 신속한 동기화가 가능할지 이슈가 있고, 민간에서 예약을 받더라도 서버 접속 부하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소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전예약 일정이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서 민간 회사에 시스템 개발을 요청하는 것이 더 느릴 것으로 판단했고, 예약에 필요한 많은 개인정보를 정부가 민간에 제공해야 하는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시스템 관리를 외부 SI(시스템통합) 업체에 맡기는 방안은 어떠냐는 질문에도 "예방접종시스템은 보안시설이어서 민간인에게 적극적으로 공개하기 어려우며 공무원 또는 정부 위탁을 받은 업체만 접근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