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측 "탄핵, 각하돼야"…국회측 "헌법상 원칙 위반"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 심판이 24일 시작됐다.

탄핵을 청구한 국회 측과 임 전 부장판사 측은 재판 첫날부터 증거와 증인 채택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2시 임 부장판사의 탄핵 심판 변론 준비기일을 진행했다.

변론 준비기일은 국회 측과 임 전 부장판사 측이 증거 제출 목록과 변론 방식 등을 정하는 절차다.
'임성근 법관탄핵' 첫 재판…증거·증인채택 놓고 신경전

◇ 송두환·이동흡, 동료 헌재재판관서 '칼과 방패'로 재회
이날 재판은 수명 재판관으로 지정된 이석태·이영진·이미선 재판관이 진행했다.

국회 측에서는 송두환·양홍석·김윤기 변호사가 참석했다.

임 전 부장판사 측은 이동흡·윤근수·김소연 변호사 등이 대리했다.

각각 양측의 대리인단을 이끄는 송두환 변호사와 이동흡 변호사는 모두 헌법재판관 출신으로 2007∼2012년 함께 재판관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위헌사건을 함께 심리한 동료 재판관에서 한 치 물러섬 없는 싸움을 지휘하는 '칼과 방패'로 재회한 셈이다.

국회 측은 임 전 부장판사의 탄핵 사유를 ▲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지국장의 재판 개입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의 판결 내용 수정 지시 ▲ 프로야구 선수 원정도박 사건 재판 개입 등으로 요약·제시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행위는 국민주권주의·법관 독립원칙 등 헌법상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임 전 부장판사 측은 이들 사안 중 일부는 이미 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탄핵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배된다고 반박했다.

또 임 전 부장판사의 임기가 만료된 만큼 탄핵 심판은 각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핵 사유가 된 재판 개입 의혹은 '의견 제시'에 불과하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동흡 변호사는 민변 변호사 판결문 수정 의혹과 관련해 "선고한 뒤 재판부가 등록한 판결문을 수정한 것이 4천건"이라며 "도장을 찍은 판결문이 원본이며 등록 판결문은 원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성근 법관탄핵' 첫 재판…증거·증인채택 놓고 신경전

◇ 참여연대 의견서 놓고 "반환해야" vs "의견 표현 가능"
양측의 신경전은 증거 제출 목록을 둘러싸고 가열됐다.

임 전 부장판사 측은 탄핵소추를 주장한 법관대표회의 논의가 특정 집단에 의해 주도됐을 수 있다며 특정 연구회 소속 비율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언급한 특정 연구회는 진보 성향 법관 모임으로 평가되는 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를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회 측은 "재판부가 직권 결정하면 증거 채택에 따르겠지만, 이는 탄핵 심판에 영향을 미칠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사실상 증거 채택에 반대했다.

'헌재가 탄핵 청구를 인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참여연대 의견서를 놓고서도 의견이 맞섰다.

임 전 부장판사 측은 "법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헌재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며 재판부가 의견서를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측은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모든 권력 행사에 대해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며 "참여연대 의견을 참고할지 여부는 재판부의 재량"이라고 맞받았다.

임 전 부장판사 측은 국회 측이 신청한 증인 6명에 대해 대부분 형사재판에서 신문이 이뤄졌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국회 측은 "탄핵 심판은 헌재가 독자적으로 하므로 형사재판과 관점이 다를 수 있다"며 필요한 범위에서 증인 신청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측의 줄다리기는 법정 밖에서도 이어졌다.

이동흡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임 전 부장판사가 퇴임해 피청구인 자격이 소멸했으니 각하 결정이 내려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두환 변호사는 "이번 사건으로 사법부 구성원이 해야 하고 해선 안 되는 행위의 경계선을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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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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