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살예방종합대책 마련

정신건강 진단 앱 개발하고
상담전화 전문인력 대폭 확충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코로나 우울증’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해지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스마트폰 상담을 통해 즉시 우울증 여부를 검진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자살 고위험군은 당사자 동의 없이 관리 대상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정부는 30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주재한 ‘제3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자살예방 정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의 심리적 불안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피로 및 고립감이 지속되면서 사회 전반의 우울감이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국민 정신건강이 악화된 징후들이 나오고 있다. 올해 1~9월 자살 사망자는 975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8명 줄었지만, 자살 시도자(1~7월)는 작년과 비교해 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예방 상담전화는 8월 한 달간 1만7012건을 기록해 작년 8월(6468건)보다 2.6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실시한 국민건강실태조사에서도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이 3월 9.7%에서 5월 10.1%, 9월 13.8%로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전 국민의 코로나 우울증 관리를 위해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정신건강 진단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1391 자살예방 상담전화 전문인력도 대폭 확대해 상담 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소규모 병·의원이 우울증을 검진해 정신건강복지센터, 정신과로 연계하면 이에 대응하는 수가도 내년부터 지급한다.

장기 불황으로 정신건강이 악화된 실업자·구직자들은 전국 57개 고용센터와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연계된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지원받을 수 있다. 콜센터 등 감정노동 고위험 사업장 근로자들을 위해선 내년까지 직업트라우마센터를 13개로 늘리고, 비대면 심리상담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자살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강화된 자살예방 정책도 도입한다. 자살 시도자는 당사자의 명시적 동의 없이 사례관리 대상에 포함시키고, 자살 시도자에 대한 치료 후 사후관리를 담당하는 의료기관도 현행 67개에서 내년 88개로 늘린다. 자살 고위험군인 자살자 유족에 대해 행정·법률·정신건강 치료비 등의 종합지원도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자살예방 교육은 연간 4시간에서 6시간으로 늘린다. 교사에게는 자살예방교육 이수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정신과 상담이 어려운 의료취약계층 학생을 위해 정신건강 전문가가 직접 학교를 방문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20~30대 여성들에 대해서는 사회관계망 지원, 인턴제도 확대 등의 지원에 나선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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