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서 생체공학 보조장치 기술 겨루는 '사이배슬론 국제대회' 개최
하반신 장애인이 로봇 입고 뚜벅뚜벅…'아이언맨 대회' 열려
"국내 웨어러블 로봇 기술 수준이 어디까지 왔는지 보여주고 싶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첨단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겨루는 '사이배슬론 2020 국제 대회'가 13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본원에서 열렸다.

사이배슬론은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이 로봇과 같은 생체공학 보조 장치를 착용하고 겨루는 국제대회다.

2016년 스위스에서 첫 대회가 열린 뒤 두 번째 행사인데,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 출전팀이 속한 국가별로 개최됐다.

국내에서는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 연구팀이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나동욱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개발한 '워크 온 슈트 4'로 대회에 출전했다.

워크 온 슈트 4는 하반신 마비 장애인의 보행을 돕는 착용형 로봇이다.

체감 무게를 대폭 줄여 1분에 40m 이상 걸을 수 있으며, 이는 비장애인 보행 속도(시간당 2∼4㎞)와 비슷한 수준이다.

공 교수팀이 출전하는 착용형 외골격로봇 종목은 사이배슬론의 여러 종목 중 가장 큰 관심을 받는 분야다.

휠체어나 자전거 등 안정적인 보조 수단을 사용하는 다른 경기와는 달리 선수가 로봇을 착용하고 직접 보행해야 해 현실판 '아이언맨 대회'로도 불린다.

4년 전 첫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김병욱(47·남) 씨와 이번이 첫 출전인 이주현(20·여) 씨가 선수로 참여했다.

두 선수는 앉았다 일어서기에서 시작해 장애물 피해 걷기, 험지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측면 경사로를 지나 45도 경사로를 통과해 문을 열고 나가기까지 6개의 임무를 완수해 냈다.

하반신 장애인이 로봇 입고 뚜벅뚜벅…'아이언맨 대회' 열려
계단을 내려오던 이씨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잠시 휘청거리기도 했으나 주위 응원에 다시 힘을 냈다.

총 세 차례 치러진 경기(제한시간 10분)에서 김병욱 씨는 3분 57초, 이주현 씨가 6분 7초의 최고기록을 냈다.

이 기록은 실시간 영상 플랫폼을 통해 스위스로 전송됐다.

이날 공 교수팀이 출전한 착용형 로봇 종목에는 미국과 스위스 등 8개국 12명의 선수가 참여했다.

결과는 14일 오후 11시(한국 시간)에 발표된다.

공경철 교수는 "워크 온 슈트는 지팡이를 짚지 않고도 하반신 마비 장애인의 보행을 도울 수 있는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기술"이라며 "노인성 질환과 재활치료를 위한 로봇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신 장애인이 로봇 입고 뚜벅뚜벅…'아이언맨 대회' 열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