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시장역과 서울역 등 서울 14개 노후 지하철역이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노후한 지하철 역사들을 '문화예술'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한꺼번에 리모델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내년까지 26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하철 1호선 8개역과 4호선 4개역, 특화 시범역인 영등포시장역과 군자역 등 14개역을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조성하는 문화예술철도 사업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영등포시장역은 '시장의 재발견'을 주제로 시장이 가진 정서를 재발견해 예술과 문화의 교류가 이뤄지는 다채로운 공간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지하 1층 대합실은 플리마켓을 운영하고 지역 문화콘텐츠를 전시할 수 있는 '로컬 크리에이터 마켓'으로 조성된다. 역무실이 있던 지하 2층 유휴공간은 카페와 커뮤니티 시설 등으로 꾸미고, 비어있는 상가는 유튜브 등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로 만들 예정이다.

종로5가 동대문 신설동 서울 종각 종로3가 제기동 청량리 등 1호선 여덟 개 역은 1974년 개통해 시설물 노후화가 심각한 만큼 마감재와 디자인 수준을 높이고 역마다 차별화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한성대입구 쌍문 미아 등 4호선 4개역은 주변 환경의 특성을 살려 리모델링한다. 예를 들어 한성대입구역은 대학로의 공연문화공간과 연계해 '무대'를 주제로 꾸민다. 또 다른 특화 시범역인 군자역은 역사 일부 구역을 '열린 미술관'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삭막한 지하철 역사에 문화와 예술을 입혀 즐거운 경험과 편리함을 제공하고 지역의 문화예술 거점 공간으로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