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놈(유전체) 의료 분야 세계 일인자로 꼽히는 나카무라 유스케 미국 시카고대 명예교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한 일본의 의료체계 붕괴를 경고하고 나섰다.

유스케 교수는 19일자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한 일본의 의료 상황에 대해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며 위기감을 표명했다.

유스케 교수는 "병원 내 감염을 피하기 위해 감염 의심 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어, 제한된 '구명구급센터'에서 대응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그 결과,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긴급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례도 나와, 의료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나카무라 유스케 미국 시카고대 명예교수. 사진=연합뉴스
나카무라 유스케 미국 시카고대 명예교수. 사진=연합뉴스
유스케 교수는 "잠복 기간이 길고 전염력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 감염은 집단 감염을 추적하는 것만으로는 억제할 수 없다"며 "(일본은) 검사 범위를 축소해 의료 붕괴를 억제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검사를 받을 수 없는 경증자나 무증상 감염자가 행동의 제한을 받지 않아 감염이 확산한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스케 교수는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에 대해 "과학적 분석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유스케 교수는 "진실을 알려고 하는 노력이 부족하고, 과학적 시각에 의한 대책이 너무 늦다"며 지난 2월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집단 감염 사태에 대한 분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생명과 관련된 감염증 대책의 책임자를 경제재생담당상이 맡은 점도 해외에서 지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한국을 추월했다. 일본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600명에 육박한 반면 한국은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다.

일각에서 '과소 검사' 지적을 받기도 했던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누적 확진자 수도 한국보다 많아졌다. 최근 한 주간 한국이 진정세에 접어들고 일본은 폭증세인 점을 감안하면 역전된 확진자 수의 양국 격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8명 증가한 총 1만661명으로 집계됐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10시 기준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578명 늘어난 총 1만1130명에 달했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712명)를 포함한 수치다. 일본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3명 늘어 총 233명이 됐다.

일본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500명 이상씩 쏟아지고 있다. 최근 한 주간 일본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536명. 도쿄에서만 하루 154명 꼴로 발생하는 상황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