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외교협회 '여성 파워 지수' 조사 보고서
"북한 여성 정치 참여, 100점 만점에 14점…한국도 하위권"
북한 여성들의 정치 참여 수준이 전 세계에서 하위권에 머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일 전했다.

미국 워싱턴DC 미국외교협회(CFR)가 지난달 3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여성 파워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정치적 평등성 점수는 100점 만점에 14점으로, 조사대상 193개국 중 137위를 기록했다.

정치적 평등성 점수는 국제의회연맹(IPU)과 유엔통계위원회(UNSD) 자료를 토대로 각 나라의 국가수반과 내각, 의회, 지방 의회 등에 진출한 여성의 비율에 근거해 산정됐다.

보고서는 북한의 현재 국가수반이 남성일뿐 아니라 1946년 이후로 여성이 국가수반을 맡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의 입법부인 최고인민회의 내 여성 비율은 18%로 전 세계 123위이며, 여성 의원 후보 비율도 18%로 전 세계 70위에 그쳤다.

내각과 지방 의회의 여성 비율은 '자료 없음'으로 표시됐다.

CFR 관계자는 유의미한 자료가 없거나 해당 국가에서 자료를 제공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며, 북한처럼 외부 교류가 없는 국가는 신뢰할 수 있는 연구 자료를 얻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VOA에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도 17점을 기록해 124위에 그쳤다.

한국은 1946년 이후 여성 대통령을 단 1명만 배출했으며, 22%가 여성인 내각과 달리 여성 의원과 의원 후보, 지방 의회의 여성 비율은 모두 20% 미만으로 조사됐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146위와 154위에 머물렀으며, 상위권은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이 주로 차지했다.

보고서는 "여성의 정치지도는 초당파와 평등, 안정을 촉진한다"며 "여성이 의회의 25∼30%를 차지하는 중요 집단일 때 기존의 관습과 정책 안건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여성 대표는 내전의 위험과 실종, 살인, 정치적 감금, 고문 등 국가 차원의 인권 침해 가능성을 낮춘다"며 "여성 비율이 높은 의회는 가정폭력과 강간, 성폭력을 비롯한 성 평등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고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