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왁자지껄
사진은 내용과 관계 없습니다=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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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사건 이후 물뽕(GHB) 등 신종 마약류를 이용한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졌지만 소셜네트위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밀수입과 불법판매 광고는 여전히 급증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신종마약류는 마시는 물약 형태로 휴대하기 쉽고 투약 후 쉽게 검출되지 않아 당국의 수사망을 피해가면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변종 대마 밀반입 혐의, 홍정욱 전 의원 딸 홍모씨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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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한 물뽕의 불법 판매광고는 올해 상반기에만 2508건이 적발됐다. 작년 한해 동안 적발된 불법 광고(85건)보다 30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신종 마약에 대한 광고는 텔레그램 등 SNS 메신저에서 ‘물뽕 선 드랍’, ‘액상 선 드랍’ 등 은어를 통해 노출된다. 이는 판매자가 물뽕을 약속 장소에 놓고 떠나면 구매자가 습득하는 이른바 ‘던지기 방식’의 거래 방식을 뜻한다. 트위터나 텔레그램 등의 SNS에선 이런 마약류 판매를 암시하는 글과 제품 사진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경찰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종 마약류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해외 직구 등의 방식으로 마약류가 쉽게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반입하려다 압수된 물뽕은 1423g으로 집계됐다. 2014년(25g)보다 4년 만에 56배 급증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형 마약조직이 밀수를 주도 했다면 SNS 등의 발달로 개인이 해외에서 직접 구매해 국내 반입을 시도하는 사례가 적발되고 있다”며 “액상대마나 물뽕 같은 신종 마약들은 카트리지 형태로 되있는 등 휴대하기 편해 해외 유학생이나 여행객들이 현지에서 구매해 들어오거나 특송화물, 국제우편을 통해 들여오곤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홍정욱 전 국회의원 딸인 홍 모씨는 지난 1일 미국에서 구매한 액상대마 카트리지와 필름형으로 정제된 LSD 등의 향정신성의약품을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오다 적발됐다. 액상 대마는 1g에 10~15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대마초보다 비싼 가격이지만 환각성이 40배에 달한 만큼 강력하다. 또한 대마초를 태울 때 나는 특유의 냄새가 없어 주변에서 인지하기 쉽지 않다보니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CJ그룹과 SK·현대그룹 등 재벌가 3세들이 밀반입을 시도하다 적발된 마약류도 액상 마약 등 신종마약이다. 경찰 관계자는 “액상 대마와 더불어 암치료 효과가 있다고 잘못 알려진 CBD오일과 성기능 개선 효과가 있다는 헛소문이 도는 러쉬 등은 마약류가 아닌 것으로 잘못 알려져 일부 무분별하게 반입하다 형사처벌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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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기존의 검출 방식으로는 범죄 수단으로 쓰이는 신종 마약류를 적발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된 약물사용 성범죄 감정의뢰 건수는 2014년 534건에서 지난해 1434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국과수 관계자는 “약물이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범죄 신고가 늘면서 더불어 감정 건수도 많아지고 있다”면서도 “신종 약물 특성상 반감기가 짧아 알콜과 혼합시 30분~1시간 30분 내에 몸에서 완전히 배출되기 때문에 사후적인 소변 등을 통한 검출 등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2015년 이후 국과수가 의뢰 받은 소변이나 혈액 등 생체시료에서 물뽕이 검출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범죄 현장에서 수거된 술 등의 압수품에서 3~5건 가량 검출됐을 뿐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함께 GHB 등 성범죄에 악용되는 약물을 사전에 감지하는 기술 개발에 착수해 2020년까지 개발 및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1~2년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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