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국공립유치원 학급이 1000개 이상 늘어나 원아 2만 명이 더 다닐 수 있게 됐다. 맞벌이 가정 자녀는 오후 5시까지 돌봐준다. 통학버스 운영도 확대된다.

"맞벌이 자녀 오후 5시까지 돌봐준다"
교육부가 6일 이 같은 내용의 ‘국공립유치원 신·증설 계획 및 서비스 개선방안’을 내놨다. 교육부는 원래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을 4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2022년까지 매년 500개 학급을 늘릴 방침이었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사립유치원 교육비 횡령 사태로 이 목표를 2021년까지 앞당겨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내년에 학급 1080개(단설 321개, 병설 671개, 공영 88개)를 늘리기로 한 것도 그 일환이다. 늘어나는 학급이 원래 목표의 두 배를 넘으면서 기존 25% 정도였던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은 내년 27%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1080개 학급 중 692개는 내년 3월, 나머지 388개는 9월 문을 연다. 지역별로는 경기에 240개, 서울에 150개, 경남에 68개가 생긴다. 부산 대구 인천 울산 충북 경북 등에도 50개씩 늘어난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 3월 개원할 유치원을 위해 교사 180명 정도가 더 필요한데 임용대기자를 활용하거나 방과 후 과정을 담당하는 정규교원을 재배치할 예정”이라며 “내년 9월 문을 열 유치원과 관련해서는 행안부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별도 부지에 유치원을 세워 유아교육 전공자가 원장으로 운영하는 단설유치원은 학부모 선호도가 가장 높지만 건물을 짓는 데 2~3년 걸려 빠르게 증설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게 교육부 측 설명이다. 교육부는 단설 유치원은 내년 30곳 정도 심사한다. 원래 1~2학급인 병설유치원 규모는 3~4학급으로 늘린다. 4학급 이상이면 원감·행정인력 등을 배치한다. 사립에 공립 수준의 재정지원을 하면서 운영도 공립 수준으로 강화하는 공영형 유치원도 늘린다. 교육청은 최초로 사립 유치원을 사들여 내년 3월 서울에 매입형 공립유치원으로 개원한다.

맞벌이 부부도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서비스 질도 개선한다. 그동안 국공립유치원은 통학버스가 없는 곳이 많고, 하원 시간이 이르기 때문에 맞벌이 가정은 아이를 맡기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교육부는 2019년 3월부터 맞벌이·저소득·한부모 가정 자녀는 학기 중 오후 5시까지 방과 후 과정을 들을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여름방학부터는 필요한 가정에 원칙적으로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르면 내년 3월부터 늘어나는 국공립 통학버스는 농어촌과 사립유치원 집단 폐원·모집 중지 지역에 우선 배치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은 “국공립유치원 수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학부모가 아이를 맡기고 싶은 국공립유치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