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옥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인천 비하’ 발언으로 날벼락을 맞은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캠프는 정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강력 대응체제로 돌입했다. 박남춘 후보 캠프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박 후보의 우세를 완전히 다지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7일 방송에 출연한 정태옥 의원의 “서울 사람들이 이혼을 해서 생활이 어려워지면 부천으로 가고,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로 간다”는 발언이 지역에 알려지면서 후폭풍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세 차례 방송토론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유정복 후보의 캠프는 돌발악재에 당황하는 모습이다. 유 후보는 9일 오전 “인천을 모르면서 인천을 이야기해서는 안되며, 인천사랑이 없으면 그 입을 다물어야 할 것”이라며 “인천에 대한 이해와 사랑도 없이 함부로 발언한 정태옥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 지고 국회의원직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자유한국당 지도부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지도부부터 자성해야 한다”며 “인천시민과 저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인천·부천 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9일 국회 정론관에 모여 자유한국당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의원들은 “정태옥 의원의 인천·부천 비하에 대한 유 후보의 입장문 발표는 유체이탈식 변명”이라며 “평소 시정에 대해서도 남 탓만하는 유정복 후보의 후안무치한 모습의 반복”이라고 성토했다.
인천·부천 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9일 국회 정론관에 모여 자유한국당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광역시당 제공
인천·부천 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9일 국회 정론관에 모여 자유한국당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광역시당 제공

그들은 자유한국당과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가 인천과 부천시민이 납득할 정도의 석고대죄 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규탄 성명에는 인천·부천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0명이 서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는 10일 인천시청에서 한국당 정태옥 의원 및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의 국회의원과 시장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문병호 후보의 바른미래당 인천시당은 “정태옥 전 대변인의 해괴한 발언으로 ‘이혼하면 부천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는 이부망천이라는 신조어가 회자되고 있다”며 “당 해체만이 인천시민과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기만한 분노를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신길웅 정의당 시의원 후보와 김흥섭 구의원 후보는 “정태옥 자유한국당 전 대변인이 300만 명 인천시민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인천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9일 인터넷 포털에서는 정태옥 이부망천 유정복 등 인천 비하 관련 단어들이 온종일 주요검색어로 등장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