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평가 전환 따라 '등급간 0.5점씩 감점'안 마련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르는 2018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영어 1등급은 만점, 2등급부터는 0.5점씩 감점하는 새로운 입시안을 서울대가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는 2018학년도부터 수능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는 데 따른 것으로, 다른 주요대학들도 서울대와 비슷한 방향으로 영어 반영 비중을 정할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서울대는 17일 학사위원회를 열어 2018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영어는 2등급부터 0.5점씩 감점하고, 제2외국어는 3등급부터 0.5점씩 감점하는 입시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영어영역 점수를 대학별로 환산해서 반영할 때 1등급 학생은 만점을 주고, 2등급은 0.5점, 3등급은 1점 등으로 점수를 깎아 반영하겠다는 의미이다.

이는 수능 영어 절대평가 전환 취지에 부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과도한 영어 사교육 등을 줄인다는 취지로 2018학년도부터 수능 영어를 절대평가로 전환키로 하고, 각 대학에도 그에 맞는 입시안을 마련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상대평가 체제인 현 수능에서는 영어영역 점수가 상위 4%안에 들면 1등급, 11%안에 들면 2등급이 되는 식이다.

그러나 절대평가가 되면 90점 이상은 무조건 1등급, 80점 이상은 2등급 식으로 점수가 매겨진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이사는 "이같은 서울대 영어 입시안은 영어의 비중을 사실상 '제로'(0)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
임 대표는 "작년 수능 기준으로 영어 90점 이상에 해당하는 학생이 9만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는 서울 4년제 대학 모집인원 7만명보다도 많은 수준"이라며 "서울대 입학정원이 약 3천명이고, 따라서 서울대에 지원할 아이들 대부분은 1등급일텐데, 2등급부터 0.5점씩 깎아봐야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유웨이중앙교육 조헌섭 영어수석연구원은 "1등급 인원이 지금보다 대폭 늘어나게 되는데 점수 차이도 0.5점 밖에 안두면 영향력은 훨씬 떨어지겠지만 시험의 난이도가 어떻게 출제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또 이날 학사위원회에서 수시모집 일반전형에서 면접 및 구술고사를 Ⅰ·Ⅱ로 를 나눠서 보던 것을 2017학년도부터 하나로 통합하는 안도 통과시켰다.

서울대는 지난해 치러진 2016학년도 입시부터 공식적으로 우선선발전형을 폐지했으나 지난해 면접 및 구술고사Ⅱ를 서류 우수자를 대상으로 실시했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우선선발전형을 유지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우선선발은 성취가 뛰어난 학생에 대해 면접 없이 서류 평가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해 온 제도다.

특목고 출신이 주로 선발돼 전체 일반고 합격률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또 서울대 입학생의 지역별 편중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2017학년도부터 특별전형에서 도서지역 학생을 1명씩 꼭 뽑기로 했다.

작년 지역별로는 서울이 893명(36.9%)으로 합격자를 가장 많이 냈으며 시 866명(35.7%), 광역시 525명(21.7%), 군 139명(5.7%) 순이었다.

서울대는 3년 예고제에 따라 오는 31일 2017·2018학년도 입시안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한다.

이 중 2017학년도 입시안은 대교협 승인을 받아야 확정된다.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srch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