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구 기자 ] 고입에도 대입 못지않은 사교육비가 들어가며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진학시 일반고에 비해 훨씬 많은 사교육비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교육연구원이 최근 펴낸 ‘통계로 보는 교육정책’ 자료에 따르면 중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월평균 27만원(2014년 통계청 조사)으로 23만원에 그친 고등학생을 앞섰다. 대입보다 고입 사교육비 규모가 더 크다는 의미다.
/ 경기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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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사교육비 지출은 희망 고교 유형별로 세분화했을 때 차이가 확연했다.

과학고·영재학교 진학을 원하는 중3 학생의 경우 월 100만원 이상 사교육비 지출 비율이 35%에 달했다. 전국단위 자사고 28.6%, 광역단위 자사고 18.8%, 외국어고·국제고 15.3% 순이었다. 일반고(4.9%)에 비해 유형별 특목·자사고의 고액 사교육비 지출 비율이 3~7배나 높았다.

범위를 넓혀보면 특목·자사고 진학을 원하는 학생의 60% 내외가 월 50만원 이상 사교육비를 썼다. 반면 일반고 진학 계획인 학생의 해당 비율은 절반 수준(29.5%)에 그쳤다. 고교 유형에 따라 사교육비가 양극화됐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이는 지난해 9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서울·경기·인천지역 중3 학생 1818명을 조사해 공개한 내용을 다시 분석한 것이다.

외고·국제고는 신입생 선발시 중학교 내신 반영 교과목을 영어로 한정하고 영어면접을 불허하는 등의 조치가 더해지면서 이전에 비해 사교육비 지출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장학사와 연구원, 일선 교사들로 구성된 집필진은 “선발권을 가진 고교일수록 고액 사교육비 지출 경향이 강했다. 부모 소득수준에 따라 자녀가 들어가는 고교에 차이가 생겼다”면서 이를 고교 서열화와 일반고 슬럼화의 주요 원인으로 규정했다.

이어 “특목·자사고(전기선발)와 일반고(후기선발)로 나뉜 고교 체제를 통해 교육불평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획기적으로 고교 체제를 개편하지 않으면 교육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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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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