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 Stay] 경북 승곡마을, 천연 염색 체험·손두부 만들기…시골 인심은 덤
“산과 물, 소박한 시골 인심이 한데 어우러진 농촌마을 구경 오세요.”

경북 상주시 낙동면에 위치한 승곡체험마을은 시골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옛날부터 땅이 비옥하고 물이 깨끗할 뿐만 아니라 기후도 알맞아 천혜의 농경지역으로 유명한 곳이다. 상주시 동남쪽에 위치해 있어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의성군, 구미시, 상주시 중동면과 인접해 있다. 최근에는 중부내륙고속도로와 국도 25호선이 지나 접근성도 뛰어나다.

○깨끗하게 보존된 생태계 만끽

[Farm Stay] 경북 승곡마을, 천연 염색 체험·손두부 만들기…시골 인심은 덤
멀리서 바라보면 동네를 감싸안은 듯한 아담하고 봉긋한 모양의 갑장산이 마을을 정겹게 둘러싸고 있다. 동네 어귀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어머니 품처럼 푸근함이 절로 느껴진다.

이곳에는 114가구 270여명의 주민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 깨끗하게 잘 보존된 생태계의 보고로 여름철에는 많은 피서객이 찾는다. 이곳은 2006년 녹색농촌체험마을조성사업이 완료됐으며 2007년 농협으로부터 팜스테이마을로 선정됐다. 2010년에는 우수체험공간으로, 2011년에는 ‘식생활교육지원법’ 및 ‘식생활 교육기본계획’에 따라 초·중·고 농산어촌 식생활교육공간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 마을은 계절별로 다양한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3월에는 겨울철 전통놀이문화 체험을 즐길 수 있고 4~6월엔 농사와 먹거리 체험을 할 수 있다. 여름휴가철이 포함된 7~9월에는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위한 특별체험이 준비돼 있다. 10~12월엔 도시민을 위해 수확의 기쁨을 테마로 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구체적으로 봄에는 배꽃따기, 산나물 캐기, 땅콩·감자 심기, 버들피리 만들기, 장담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여름에는 무·배추 수확과 허수아비 만들기, 천연염색 체험은 물론이고 맑은 1급수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이번 여름 휴가에 강이나 바다로 피서를 계획하고 있다면 이곳에서의 팜스테이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는 이유다.

가을이면 사과 배 감 따기, 겨울이면 논에서 썰매타기, 연날리기, 제기차기, 고구마·감자 구워먹기, 굴렁쇠 굴리기 등을 할 수 있다.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아이들에겐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사계절 연중 체험거리로는 손두부만들기, 안전한 먹거리캠프, 뻥튀기만들기, 강정만들기, 떡만들기 등 옛날 사람들의 생활상을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마련돼 있다. 천연염색 등에 도전해보면 옛 조상들의 지혜에 감탄하게 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익숙한 손 놀림과 전통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전통 천연염색은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하루밤 숙박을 위한 다양한 편의 시설도 갖춰져 있다. 가족단위 방문객을 위해 다락방, 구들방, 사랑채로 구분해 예약을 받고 있으며 단체교육 강의실, 교육관, 대형 주방 등을 갖추고 있다. 이 마을에서 자녀들과 팜스테이를 경험한 주부 차진환 씨는 “아이들과 천연염색을 배우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며 “꼭 다시 왔으면 좋겠다”고 이용 후기를 남겼다.

○먹거리와 볼거리도 풍성


[Farm Stay] 경북 승곡마을, 천연 염색 체험·손두부 만들기…시골 인심은 덤
입과 눈을 즐겁게 해주는 먹거리와 볼거리도 풍부하다. 청정지역에서 자란 재료로 만드는 유황오리, 메기 매운탕, 산채정식 등 건강에 좋고 맛있는 먹거리가 준비돼 있다.

감껍질로 만든 특수사료를 먹인 감먹는 한우불고기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메뉴로 사랑을 받고 있다.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우렁이쌀, 게르마늄쌀 등 우수브랜드를 가진 농특산물도 많이 생산되고 있다. 깨끗하고 좋은 시설의 황토방도 인기다. 입소문이 나면서 휴가철이면 서울 등 대도시에서 많은 사람이 몰려든다.

마을 뒷산에는 고려 충렬왕이 ‘영남 제일의 산’이라고 치켜세운 갑장산이 있어 등산을 하면서 야생화와 약초 등 생태 탐방을 체험할 수 있다. 마을 주변에는 조선 후기 풍양 조씨들의 집성촌이 있다. 조선시대 인조 때 지어진 전통 한옥인 양진당을 비롯해 추원당, 옥류정, 의암고택 등의 고택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양진당은 조정 선생이 1626년 처가인 안동의 천전동에 있던 가옥을 해체해 낙동강에 뗏목을 띄워 상주 승곡리에 옮겨 지은 집이다.

의암고택도 볼거리 중 하나다. ‘의암’은 조선시대 병인양요 때 이 지역에서 의병을 조직한 유학자인 조범구 선생의 호다. 의암고택이라는 당호는 후대인이 조범구 선생의 덕망을 기리기 위해 붙인 명칭이다.

고택의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풍경과 함께 진행되는 서당체험(사자소학·천자문·예절교육), 종가체험(다도·서예·전통음식만들기 교실)은 도시 아이들에게 조상들의 전통문화와 예절을 가르치기에 안성맞춤이다.

인근 낙동면 운평리 운곡마을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제69호인 구상화강암도 대표적인 볼거리 중 하나다. 운평리 구상화강암은 2억3000만년 전 한반도의 지각이 변동될 때 지구 안의 마그마가 땅 밖으로 솟아올라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계절 맑은 물이 흘러내려 버들치 가재 등의 서식지이기도 한 승장계곡은 여름철 휴양지로 손색이 없다.

찾아가는 길

주소는 경북 상주시 낙동면 승곡리 546의 1.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상주나들목으로 빠져나와 25번 보은·상주 방향으로 1.31㎞를 달리면 삼백로 경북대 상주캠퍼스가 나온다. 이곳에서 좌회전해서 400여m를 달리면 화개길이 나오고 또다시 좌회전해서 200여m를 들어서면 승곡마을이 나타난다.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 홈페이지(www.gosg.or.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문의 (054)531~0154. 야간에는 조무연 마을대표(010-2526-5461)에게 연락하면 된다.

상주=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